The Jerusalem PostPentagon gives polygraphs to Joint Staff officials in attempt to find munitions info leak - reportESPN DeportesDodgers aguanta embestida en novena y saca triunfo ante NationalsESPNTRO paves way for Daley, Wyatt to return to IUInquirerBonoan pleads not guilty to graft in flood scamוואלהדיווח: הפנטגון ערך בדיקות פוליגרף לכ־50 אנשי המטות המשולבים בחשד להדלפותSözcüPara piyasası fonlarında vergi sürprizi: Sıfır stopaj dönemi sona erdi!CNN TürkSON DAKİKA... Bakırköy'de otel yangını; ekipler müdahale ediyorDW DeutschRatko Mladic: Eine Beerdigung, die Serbien spaltetNew Straits TimesPang Ron-Pei Jing target 'five fingers' to glory in ShenzhenWirtualna PolskaWykradli dane z systemów Berlina. Niemcy mają kłopotBBC عربيواشنطن تعزز "موقف حلفائها العسكري" في الخليج، وأسعار النفط تواصل الارتفاعHet Laatste NieuwsGeen Ramses Debruyne of Emiel Verstrynge: Thibau Nys en Gianni Vermeersch maken WK-debuut
The Daily Newsstand · Free, Always
Saturday, September 5, 2026

[설명할 경향]민원 무서워 혐오 못 막는다?···교육부의 이상한 가이드북

Translate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교육부의 성소수자 차별 조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교육부의 성소수자 차별 조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교육부가 학교에서 일어나는 혐오·차별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가이드북에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빠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초안에서 차별 사유를 정의할 때 포함됐던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라는 표현이 최종안에서 삭제된 것인데요.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마주하게 될 민원이 걱정된다는것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민원은 차별에 앞설 수 있을까요?

‘스타벅스 가야지’를 막으려면

지난 5월 스타벅스 논란을 기억하실 겁니다. 스타벅스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듯한 마케팅을 해 공분을 샀는데요. 이후 고교 야구대회에서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광주에서 온 상대 선수들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말하면서 청소년들의 혐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일부 시·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등을 통해 혐오표현과 차별을 금지하는 원칙을 제시해왔습니다. 하지만 교육부 차원의 표준화된 실무 지침이 없다 보니 학교와 교사가 사안마다 직접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같은 일이 다시 발생했을 때 학교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학생의 표현은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고, 어떤 표현을 혐오·차별로 판단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에 답할 공통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교육부는 혐오·차별 예방 가이드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지역 비하 성격을 가진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대표 선수가 지난 7월6일 전남광주특별시 광주제일고등학교에서 사과문을 들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지역 비하 성격을 가진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대표 선수가 지난 7월6일 전남광주특별시 광주제일고등학교에서 사과문을 들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가이드북에서 지워진 두 단어

문제는 가이드북을 만드는 과정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교육부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초안에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혐오·차별의 개념부터 피해 사례, 대응 방법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종안에서는 관련 내용이 삭제됐습니다.

교육부가 밝힌 이유는 ‘반대 민원’이었습니다.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경우 일부 단체와 학부모가 반발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학교에 가이드북을 배포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좌파예요?” 한마디에 멈춘 수업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민원은 교사들의 교육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해 11월 전국 교사 19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91명(20.2%)이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두고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라는 항의나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일제강점기와 3·1운동를 수업에서 다룬 뒤 “교사와 학교 교육과정이 좌파로 치우쳐 있다”는 민원을 받거나, 교과서에 따라 5·18민주화운동을 설명했는데 “좌파 사상 주입” “공산당 교육”이라는 항의를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민원은 실제 교사들이 수업을 망설이는 원인이 됩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84.4%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정치적 중립성 위반으로 오해받을 것을 우려해 수업이나 생활지도를 포기하거나 축소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교육부의 성소수자 차별 조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교육부의 성소수자 차별 조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민원도 있고, 원칙도 있다

이런 민원이 한국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국에서는 2019년 일부 초등학교에서 성소수자(LGBT) 교육을 둘러싸고 학부모들의 조직적인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독일에서도 2023년 한 아버지가 인종차별 구조를 가르치는 것이 ‘역차별’에 해당하고, 성중립 언어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법원에 긴급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나라는 민원이 두렵다고 관련 교육을 하지 않았을까요?

영국 교육부는 당시 관계·성교육 지침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와 다양한 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고 LGBT 관련 내용 역시 학교 교육에서 다뤄질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동시에 학부모의 의견을 듣는 절차와 학교의 교육과정 결정권을 구분했습니다. 민원은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이 수업에 대한 ‘거부권’이 될 순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죠.

독일에서는 여러 주의 교육청·교육부가 낸 교사·학교용 가이드라인 등에 민원과 관련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담기도 합니다. “교사가 주 의회에 진출한 정당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는 민원이 들어왔을 때” “운동장에서 나치 문양을 발견했을 때” “학생이 외국인·난민을 적대시하는 음악을 좋아한다고 소리칠 때”처럼 구체적이고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며 실무 지침을 마련해두는 것입니다.

논쟁이나 민원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 논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학생을 보호하는 원칙과 민원에 대응하는 절차를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대비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들이 5월28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등장한 ‘성소수자 혐오선동’에 맞서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 없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피케팅을 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들이 5월28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등장한 ‘성소수자 혐오선동’에 맞서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 없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피케팅을 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가이드북에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물론 유럽과 한국의 상황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들 국가에선 헌법이나 유럽연합(EU)의 평등 원칙 등을 바탕으로 혐오·차별을 금지하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성적 지향 역시 주요한 차별 사유로 다뤄집니다. 이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적어도 차별을 판단하는 기본 원칙과 그 원칙을 둘러싼 논쟁을 동일한 것으로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한국은 아직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았습니다. 성별·장애·고용 등 개별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은 존재하지만 다양한 차별 사유를 하나의 법률로 포괄해 금지하는 법적 틀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마주하는 문제는 더욱 복잡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지난 3월30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무지개교실에서 “우리 학교에 성소수자가 많이 있습니다”라고 쓰인 포스터가 붙어 있다. 우혜림 기자

지난 3월30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무지개교실에서 “우리 학교에 성소수자가 많이 있습니다”라고 쓰인 포스터가 붙어 있다. 우혜림 기자

민원은 ‘거부권’이 될 수 없다

민원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차별을 막아야 한다는 원칙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학교가 해야 할 일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민원이 있더라도 학생을 보호하고 교사가 교육과정에 따라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는 데 있을 것입니다. 민원을 완전히 없앨 수 없듯 이미 존재하는 혐오 역시 가이드북에서 지운다고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View the original on 경향신문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