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법과 뜨거운 예술의 충돌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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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 공장에서 만들어진 도자 변기에 ‘샘’이란 타이틀을 붙여 예술을 신성 모독한 마르셀 뒤샹부터, 2019년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벽에 붙여 놓은 1억4천만원짜리 바나나를 천연덕스럽게 떼어 먹어버린 행위예술가의 돌발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예술 작품이 일으킨 스캔들과 법정 공방을 쇼트폼 드라마 연작처럼 담아냈다.
저자 스스로는 이 책에 “‘뜨거운 예술’이 ‘차가운 법’을 만나는 순간의 기록”이란 의미를 부여했다. 친절하게 풀면 이렇다. “예술은 본질적으로 경계를 허물고, 정의되기를 거부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반면 법은 경계를 짓고, 명확히 정의하며, 사회적 약속인 규범을 수호한다.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어 보이는 이 두 세계가 충돌할 때, 예술의 민낯을 가장 적나라하게 목격하게 된다.”
브랑쿠시와 미국 세관의 법정 공방부터 모딜리아니와 파리 경찰의 충돌, 한 반 메헤렌과 네덜란드 검찰이 대결한 위작 재판, 뱅크시와 연하장 제작업체 간 저작권 분쟁까지, 책이 다룬 사건 가운데 당대의 법적 판단이 그대로 유지된 경우는 거의 없다. “외설로 판결된 작품은 예술사의 고전이 됐고, 상품으로 분류됐던 오브제는 박물관에 안착”했으며,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었던 실험은 새로운 기준”이 됐다. 그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법은 항상 현재를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예술은 늘 미래를 향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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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예술 아닌 것의 구분, 창작과 표절의 경계, 위작 논란, 돈과 예술, 창작자와 소장자의 권리, 인공지능(AI) 예술과 인간 예술가라는 6개의 묶음으로 58개의 ‘예술 재판’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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