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삼성-현대차 대규모 교류 행사…차량 반도체·배터리·로봇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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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서로의 주력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했던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양쪽 주력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하는 첫 대규모 교류 행사를 연다. 이른바 사업 ‘문어발 확장’을 했던 재벌 구조에선 서먹했던 두 그룹 간 관계가 글로벌 경쟁 시대를 맞아 공급망 협력 관계로 바뀌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현대차와 삼성전자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9일 오후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연수원 ‘더유니버스’에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을 초청해 ‘감사(Appreciation) 데이’ 행사를 연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계열사 경영진 및 배우자 등 17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 관람과 만찬 등을 통해 친목을 다지는 자리로, 양 그룹이 대규모 교류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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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선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을 비롯해 최주선 삼성에스디아이(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 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의 출장 일정으로 두 회장 모두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그룹의 대규모 교류가 눈길을 끄는 것은 과거의 경쟁 관계 때문이다. 옛 현대그룹은 1983년 현대전자를 설립해 삼성전자에 이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던 현대전자는 1999년 엘지(LG) 반도체까지 인수했지만, 이후 경영난을 겪으며 2001년 사업 추진을 접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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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지난 1995년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 삼성자동차를 설립해 현대차의 주력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이 경영난으로 1999년 자동차 사업을 포기한 뒤에도 현대차는 삼성의 재진출 가능성을 경계하며 거리를 뒀다. 2009년 차량용 반도체 공동 개발 협약을 맺는 등 협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분야로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다.
두 그룹의 관계는 2020년 두 총수의 잇따른 회동을 계기로 변화를 맞았다. 그해 5월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삼성에스디아이(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논의했다. 두 달 뒤인 7월에는 이 부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기술을 살펴보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자동차가 전장화되면서 협력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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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그룹의 협력은 차량용 반도체를 넘어 전기차 배터리와 로봇 등으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2023년 현대차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반도체인 ‘엑시노스 오토 브이(V)920’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해 삼성에스디아이도 현대차와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차의 유럽 시장용 차세대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기아 이브이(EV)2와 현대차 아이오닉3, 제네시스 지브이(GV)90에도 삼성에스디아이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에는 삼성에스디아이와 현대차·기아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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