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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23, 2026

‘파친코’의 이민진 9년 만의 신작은 ‘학원’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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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진 작가. ⓒHae Ran of Channel Yes, 현대문학 제공
이민진 작가. ⓒHae Ran of Channel Yes, 현대문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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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는 교회와 사창가가 나란히 들어서고 공생하며 개척되었다고들 진단한다. 서구의 한국 이주민 사회는 교회와 학원으로 바꿔 설명되곤 한다. 한국계 미국 작가 이민진이 이달 전세계 동시 출간한 장편 ‘아메리칸 학원’이 담은 전경이기도 하다. 4대에 걸친 재일조선인의 파란곡절 삶을 좇은 ‘파친코’ 이후 9년 만의 신작이다.

1992년 서울 강남 개포동에서 살며 대치동 ‘명문 학원’을 찾게 되는 여중생 고미도로부터 소설은 시작한다. 체벌과 촌지가 존재하던 학교의 결점조차 벌충해주는 ‘학원’ 경험에 미도의 세계관은 영향받는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 고씨네 다섯 가족이 역이민을 막 왔던 터. 이 가족이 서울, 호주, 미국 서남부 등지로 대륙과 도시를 횡단하는 이유는 둘이다. 서울대 출신 가장인 존(본명 고유한)의 직장일, 그리고 명문 대학을 진학하려는 고씨네 아이들의 진로. 한인 이민자의 얼추 4대 계보를 녹이되 1992년부터 2007년까지로 훌쳐맨 시공간, 말하자면 한국이 고도성장하다 구제금융 위기를 맞고, 재기하다 또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려던 시기, 무시로 “삶의 규칙은 이미 바뀌었다” 싶은 현실을 감당케 한 것은 가족의 헌신이고, 후세대의 교육적 성취다. 이를 이민진은 사랑, 결혼, 욕망과 성패라는 삶의 다양한 주름과 함께 2권짜리 ‘페이지터너’로 만들어 보인다.

아메리칸 학원 1·2 l 이민진 지음, 정소영 옮김, 현대문학, 각 권 2만원
아메리칸 학원 1·2 l 이민진 지음, 정소영 옮김, 현대문학, 각 권 2만원

작중 엄연하듯, 한인 사회와 교회에서 개인은 어지간히 출신 대학과 직장으로 평가받고 존재한다. 와중에 엘에이 한인 사회에서 발원하여 서울 대치동으로 역진출한 미도 중심의 진짜 ‘학원’은 지혜를 전수하고 기회를 창출하는 공동체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한국적 통념과 현실을 투사하는 동시에 반사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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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덕분에 역주행을 시작한 소설 ‘에덴의 동쪽’은 ‘교회와 사창가’의 서부 개척 시대까지 가닿는 3대의 가족사를 그린다. 존 스타인벡의 질문을 ‘이민진식’으로 바꾸자면 “한국인은 왜 교육을 그토록 중요하게 여길까?”가 아닐까. 이 작가는 “이 질문에서 시작한 소설을 거의 10년 동안 써” ‘아메리칸 학원’을 완성했다고 한국판 후기에 썼다. 2007년 이민자 사회를 조명한 첫 장편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이후 ‘코리안 디아스포라 4부작’을 장식할 네번째 장편 ‘마셜플랜’을 이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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