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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7, 2026

지방간 위험 기준선…“섬유화 단계서 치료 땐 호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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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3명 중 1명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그만큼 위험성이 간과되는 질환이기도 하다. 통상 간세포에서 지방이 축적된 비율이 5%를 넘으면서 알코올 섭취나 약물의 영향 등을 제외하고 복부비만, 혈압·혈당·중성지방 수치 상승 등 인자가 있을 때 이 질환에 해당한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간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섬유화’가 나타나면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질 위험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이순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나 왜 섬유화 단계에서 진단·치료를 서둘러야 하는지 들어봤다.

이순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지난 12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지방간이 있고 섬유화가 진행 중인 단계에서만 발견하고 치료해도 지방간이 없는 상태까지도 호전될 수 있으니 진단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성모병원 제공

이순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지난 12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지방간이 있고 섬유화가 진행 중인 단계에서만 발견하고 치료해도 지방간이 없는 상태까지도 호전될 수 있으니 진단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성모병원 제공

간경화까지 진행되면 비가역적 상태로
당뇨·고혈압 땐 섬유화 가능성 커 빠른 진단 필요
액상과당 등 섭취 줄이고
운동 주 3회 30분씩 체중 10% 감량을

- 지방간 중에서 어떤 상태이면 특히 위험하다고 봐야 할까.

“물론 모든 지방간이 위험한 건 아니다. 경증의 지방간은 좀 더 지켜보자고 하면서 넘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히 주의해서 관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걸 환자도 알아야 한다. 지방간이 있는 환자들 중에서 간이 딱딱해지고 굳어가는 섬유화가 진행되면 간경화나 간암까지 악화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 그런 고위험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간의 탄력도를 검사하거나 혈액검사 수치를 통해 섬유화 여부를 살펴보는 거다.”

- 지방간 환자의 간 섬유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무엇인지.

“지방간이 있으면서 당뇨·고지혈증·고혈압이 있거나 비만일 경우 등이다. 특히 진료지침에서 당뇨가 있으면 섬유화 여부를 살펴보라고 권장하고 있다. 혈액검사에서 나온 간 수치와 혈당 수치만으로도 계산해보면 섬유화가 더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찾을 수 있으니 보다 상세한 검사를 해보라고 권한다. 또 대사이상 질환이 여러 개 있을수록 섬유화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고, 음주량까지 많다면 그 자체가 간 손상을 부를 수 있는 요인이다.”

건강한 간에서 간섬유화, 간병변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하는 모습(사진 위쪽부터)./대한간학회 제공

건강한 간에서 간섬유화, 간병변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하는 모습(사진 위쪽부터)./대한간학회 제공

- 섬유화 단계를 지나버리면 어떻게 되나.

“섬유화가 심각하지 않은 수준의 지방간은 치료와 관리를 통해 호전시킬 수 있고 아예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간경화까지 가버리면 비가역적인 상태가 된다. 간경화·간암 단계에서 발견해도 물론 치료를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사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섬유화가 진행되는지를 확인하고 그 단계에서 끊는 게 핵심이다. 가벼운 지방간만 있는 환자가 간경화까지 오는 데는 길게는 몇십년이 걸린다. 하지만 만일 간경화 직전까지 왔다면 5~10년 안에도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최근 특히 아시아권의 젊은 연령층에서 ‘마른 지방간’이 늘고 있는데, 젊을 때부터 지방간이 시작되면 아직 수명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예후가 나빠지는 걸 겪어야 한다.”

- 아직 지방간과 섬유화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어떤 관리가 필요할까.

“지방간에는 식습관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여러 음료나 음식에 들어가 단맛을 내는 액상과당의 위험성이 높다. 그리고 기름진 음식 섭취도 줄여야 한다. 섬유화가 진행된 환자에게 이런 식습관 개선과 함께 운동을 병행해서 우선 체중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체중은 최소 7~10%는 줄여야 섬유화가 좋아진다고 보고 있다. 운동은 유산소·근력 운동 둘 다 할 것을 권장하며 일주일에 3번 이상, 30분을 넘겨서 하는 게 좋다. 다만 환자들도 그걸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니까 그게 문제다.”

- 간의 지방을 빼거나 섬유화를 막아주는 치료제는 없는지.

“사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약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간 섬유화 자체를 개선하는 약이 임상시험 마무리 단계인 3상까지 진행돼 있어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지방간에 대해선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로 잘 알려진 GLP-1 계열의 약이 지방간 호전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쓸 수 있는 상태다. 미국에선 ‘위고비’를 지방간 치료에 쓸 수 있게 식품의약국(FDA)의 제한적 승인이 났고, 관련 학회에서도 사용을 권장하는 진료지침이 나왔다. 국내 학회에서도 지침을 마련하는 작업 중이다.”

- 체중 감량이 지방간 관리·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면 해당 치료제만 써도 되는 건가.

“지방간이 좋아지면 섬유화도 호전되니까 치료제 사용은 권장하는데, 동시에 권고하는 사항이 또 있다. 운동과 식단 관리다. GLP-1 계열 치료제의 핵심 기전이 식욕을 떨어뜨리고 소화가 잘 안되게 하면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거다. 이렇게 체중이 빠지면 근육 손실도 같이 오기 때문에 특히 운동은 꼭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 다만 남용 우려도 있는 만큼 모든 지방간 환자가 해당 치료제를 써야 하는 게 아니란 점도 명심해야 한다. 섬유화가 있어 간경화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환자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지방간 환자 치료에서 또 하나의 관건은 섬유화 여부를 빨리 확인하는 데도 있겠다.

“섬유화가 있으면서 더 위험한 환자를 잘 선별하는 것이 의료계의 고민이다. 더욱 정확한 검사로는 조직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암 환자 검사도 밀려 있는데 지방간에 그런 검사 역량을 투입할 여력도 안 되고 비싸기도 하다. 그래서 파이브로스캔이라는 장비를 많이 쓴다. 그런데 이 장비는 대학병원이 아닌 1·2차 의료기관에선 흔치 않은 게 문제다. 우리 연구진이 수행한 연구가 바로 일반 내과나 가정의학과 의원에도 있는 초음파 검사 장비만으로도 섬유화 정도를 잘 확인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었다.”

- 초음파 검사만으로 섬유화 고위험군을 골라낼 수 있다는 건가.

“기존에 별도 장비를 사용하던 검사와 비교했을 때 흔한 초음파 장비에 소프트웨어적인 업데이트만 거친 ‘전단파 탄성초음파’ 검사법의 성적이 거의 동등하게 나왔다. 검사 하나 때문에 대학병원까지 보내는 대신 진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섬유화 진행 환자만 선별해서 보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 예전보다 초기에 악화 징후를 발견하고 치료할 방법이 속속 나오고 있으니 환자 스스로도 자신의 간 상태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서 간경화까지 진행된 환자도 증상이 없을 수 있고, 황달이 있거나 복수가 차는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기고서야 발견하기도 한다. 간경화 초기 상태로만 유지가 돼도 삶의 질을 어느 정도 지킬 수 있으니 거기까지 가지 않게 관리하는 게 너무나 중요하다. 국가건강검진만 받아도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는 물론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 관련 결과는 나온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검자가 고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큰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다. 검진을 받고 당뇨나 대사증후군이 있다고 나왔다면 간에도 혹시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한 번 더 살펴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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