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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3, 2026

짝짓기 둘러싼 남녀 심리의 간극…'성적 갈등'은 어디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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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훈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 '나쁜 남자의 기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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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남성과 여성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연애도 사랑도 서로 원해서 시작된다. 성공적인 번식에도 남녀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남녀 간의 갈등, 특히 성(性)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관계의 균열부터 성희롱, 성폭력까지 '성적 갈등'이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왜 남녀는 서로 원하고 필요로 하면서도 끊임없이 성적으로 갈등하는가.

'욕망의 진화' 등을 쓴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교수는 성적 갈등의 숨겨진 뿌리를 진화의 관점에서 찾는다.

'나쁜 남자의 기원'(원제 When Men Behave Badly)에서 저자는 인간의 성 심리와 짝짓기 전략이 임신과 양육에 따르는 생물학적 부담의 차이 속에서 엇갈리게 진화했고, 이런 성차가 성별 간 갈등의 핵심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짝짓기를 둘러싸고 서로 다르게 진화한 남녀의 성 심리가 어떻게 성희롱, 스토킹,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 성폭행과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는지 파헤친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 양육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지만, 남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생물학적 비용으로 번식할 수 있다.

남성은 정자를 대량 생산하지만, 여성의 난자 수는 제한적이다. 수정된 난자를 체내에 품고 키우는 것은 여성이다. 임신 기간의 부담과 출산의 고통을 짊어지는 여성은 자녀가 태어난 뒤에도 모유 수유로 영양분을 제공한다.

저자는 "인간의 번식 생물학에서 필수적인 중요한 투자를 수행하는 여성의 몸은 남성에게 특별한 가치를 가진 번식 자원"이라며 "번식과 관련해서 냉정하게 계산해 보자면, 남성의 몸은 여성의 몸에 비해 무가치하다"고 말한다.

성적 비대칭은 모든 포유동물에 존재하지만, 인간의 경우 여성의 투자가 더 많이, 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성적 불균형이 더 심각해졌다고 저자는 짚는다. 여성의 몸이 성적 갈등의 '주요 전쟁터'가 된 이유도 이와 연결해 설명한다.

이런 생물학적 차이와 성 심리의 비대칭은 짝을 선택하는 기준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건강과 외모뿐만 아니라 자원을 제공하는 능력, 장기적인 헌신 가능성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남성은 여러 상대와 짝짓기를 추구하는 성적 다양성에 관한 욕망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서로 다른 욕망과 기대는 갈등의 원인이 된다. 한쪽의 짝짓기 전략이 다른 쪽의 선택이나 이해관계를 침해하면 갈등은 더욱 커진다.

배우자의 외도에 대한 우려나 상대를 통제하려는 욕구 역시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부딪히면서 나타난다. 성관계를 위해 상대를 속이거나, 거절이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행동도 이런 갈등의 양상이다.

저자는 남녀의 짝짓기 전략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성적 기만과 질투, 통제, 폭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이런 관점에서 엇갈린 남녀의 성 심리부터 배우자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 친밀한 파트너의 폭력과 학대, 스토킹과 리벤지 포르노, 성희롱과 성폭행 등 다양한 사례를 다룬다.

다만 저자는 남성의 나쁜 행동이 진화적 적응의 산물이라는 설명이 그 행동을 정당화하는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는 또한 모든 남성을 '잠재적 성적 약탈자'로 낙인찍는 것은 과학적인 접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남녀의 심리적 차이와 갈등이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적 적응의 결과라고 설명하면서도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조건에서 성관계를 할지에 대한 여성의 동의와 선택은 여성 성 심리의 가장 깊고 근본적인 요소"라고 강조한다.

사이언스북스. 우상권 옮김. 448쪽.

doub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3일 08시1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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