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이 끝이 아니다…공시·처분까지 챙겨야 [바른 컴플라이언스 리포트]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에 따라 자기주식(자사주)은 취득 후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하고,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처분하려면 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생겼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상장회사가 소각한 자사주는 4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소각액(21조4000억원)의 2배 이상이다. 그러나 소각 기한만 챙긴다고 끝이 아니다. 후속 조치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자사주를 보유한 상장회사가 공시해야 할 내용과 자사주를 처분하는 방식이 함께 정비됐기 때문이다.
모든 상장사로 넓어진 자사주 공시
가장 큰 변화는 공시 대상의 확대다. 종전에는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 자기주식을 보유한 상장회사만 자기주식 보유현황과 처리계획을 공시하면 됐지만,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자기주식을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로 대상을 넓혔다. 공시 내용도 보유현황에서 그치지 않고 향후 처분·소각계획과 실제 이행현황까지 전 과정을 포함하며,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보유처분계획의 내용도 더 상세히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맞춰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도 정비해, 사업보고서에 자기주식 소각기한과 보유처분계획 승인내용 등을 기재하고 자기주식의 당초 취득 목적도 함께 적도록 했다. 주주들이 취득 목적과 실제 처분 목적을 비교해 회사의 자사주 처리가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교환사채 금지·신탁 연장도 차단
자사주를 처분하는 방식도 정비됐다. 먼저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는 개정 상법에서 발행이 금지됐다.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가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제3자에게 발행돼 경영권 방어 수단이나 지배력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쓰이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자기주식을 취득하기 위한 신탁계약도 마찬가지다. 신탁계약 기간 중에는 자기주식을 처분할 수 없고 계약이 끝나거나 해지되면 지체 없이 회사에 돌려줘야 하는데,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이를 신탁계약의 운용방법에 반영했다. 신탁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자사주를 계속 보유해 소각 의무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또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균등하게 처분하거나 제3자에게 처분하는 방식만 허용하므로, 거래소 정규시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파는 시장매도 방식에 관한 규정도 관련 하위규정에서 삭제됐다. 이로써 처분 상대방이 특정되고 처분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게 됐다.
보유·공시·처분 일관 관리해야
개정 상법이 자사주 처분의 큰 틀을 정했다면,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그 틀이 지켜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시와 처분 규정을 정비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도 이번 개정의 의미가 소각 의무화라는 대원칙 아래에서 자사주가 주주환원이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활용되도록 유도하고, 그 과정을 주주와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제 자사주 운용은 회사 내부의 결정에 그치지 않고 주주와 투자자에게 계속 설명해야 하는 사안이 됐다. 소각 기한을 관리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유·공시·처분의 전 과정을 일관되게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바른 컴플라이언스 리포트]에서는 법무법인 바른 기업법무2그룹 변호사들이 기업경영에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주제별로 선별해 연재합니다. 김소연 변호사는 PF, 부동산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최근에는 부실화된 PF사업장의 정리 및 채권회수 관련 자문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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