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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25, 2026

“코르티스 마틴도 반했다는데”…매출 230억 넘보는 K향수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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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오프라인 매장 10곳 출점
한남·성수 등 핵심 상권 공략
아시아·서구권 취향 따라 향도 다르게
맞춤형 시장 공략향수 전략 차별화
美 유통 계약 체결·日 단독 매장 추진

SW19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이지안 기자

SW19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이지안 기자

코르티스 마틴이 향수와 룸스프레이를 섞어 쓴다고 소개하고, 레드벨벳 조이의 ‘애정템’으로도 알려진 향수. 최근에는 세븐틴 정한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K팝 스타들의 잇따른 선택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니치향수 브랜드 ‘SW19’의 이야기다.

최근 방문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SW19 플래그십 매장은 일반적인 향수 매장과 달랐다. 향수를 시향할 때마다 해당 제품에 담긴 이야기와 이미지를 함께 접할 수 있었다. ‘6am’을 시향하자 매장 관계자는 “아침이 시작되기 전 푸른 안개와 바람, 이슬 맺힌 잔디와 촉촉한 흙 내음이 어우러진 새벽 6시의 풍경을 향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매장 한편에서는 향수에서 영감을 얻은 젤라또도 판매하고 있었다. 단순히 향을 맡는 것을 넘어 맛과 소리, 영상 등 다양한 감각으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민 공간이다.

2020년 출범한 SW19은 6년 만에 국내 단독 매장 10곳을 운영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2023년 9월 신사동 가로수길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연 뒤 성수·한남·북촌·명동 등 주요 상권으로 빠르게 확장했다. 성수동에는 매장 두 곳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브랜드 매출도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 배경에는 독특한 제품 전략이 있다. SW19은 영국 윔블던의 우편번호에서 이름을 따왔다. 창립자 강정훈 대표가 머물며 좋은 기억을 간직한 곳이다.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하루의 시간을 향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브랜드의 핵심 콘셉트다.

대표 제품은 오 드 퍼퓸(EDP) 라인의 ‘미드나잇(Midnight)’이다. 화이트 머스크와 샌달우드가 어우러져 피부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듯한 향이 특징이다. 이른바 ‘살냄새 향수’로 불리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마틴이 사용한다고 소개한 룸스프레이 역시 미드나잇 향이다.

SW19은 향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조향사들과 협업한다. 미드나잇은 프랑스 조향사 마리안 나브로키 사바티에가 만들었다.

강 대표는 “향수는 처음 뿌렸을 때의 탑노트부터 미들노트, 마지막 잔향까지 촘촘하게 설계돼야 한다”며 “좋은 향은 각각의 원료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시간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엔 은은하게, 서구권엔 강렬하게…향도 ‘투트랙’

SW19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비치된 향수별 이미지 엽서. 고객들은 각 향에서 연상되는 이미지가 담긴 엽서에 원하는 향수를 뿌려 가져갈 수 있다. 이지안 기자

SW19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비치된 향수별 이미지 엽서. 고객들은 각 향에서 연상되는 이미지가 담긴 엽서에 원하는 향수를 뿌려 가져갈 수 있다. 이지안 기자

SW19이 해외 시장을 겨냥해 꺼낸 카드는 기존 제품과 정반대의 향이다. 지난해 선보인 상위 라인 ‘엑스트레 드 퍼퓸(Extrait de Parfum)’의 서울 시리즈다.

기존 미드나잇이 은은한 머스크 향으로 아시아 소비자를 공략했다면, 서울 시리즈는 강렬하고 복합적인 향을 선호하는 유럽·미국·중동 시장을 겨냥했다.

대표 제품인 ‘서울 미드나잇’은 체리와 다크초콜릿, 우디 계열 향을 조합해 서울의 화려한 밤을 표현했다. 세계적인 조향사 앙투안 리가 제작에 참여했다. 반면 ‘서울 6am’은 고요한 한옥의 새벽을 우디한 향으로 구현했다.

서울 시리즈에는 강 대표의 젊은 시절 추억도 녹아 있다. 그는 “젊은 시절 서울의 클럽에서 느꼈던 위스키와 체리, 담배 향을 미드나잇에 담았다”며 “밤새 시간을 보내고 새벽에 북촌 한옥마을에서 남산타워를 바라보는 장면은 6am의 모티브가 됐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서울의 해 질 녘과 새벽 4시를 표현한 ‘트와일라잇’과 ‘4am’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트와일라잇은 동호대교를 지나는 지하철에서 마주친 여성을 상상하며 만든 향이다. 강 대표는 이들 제품을 앞세워 서구권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미국부터 중동까지…K향수 수출 영토 넓힌다

SW19가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향수 전문 박람회 ‘노트 상하이(Notes Shanghai)’에 참가해 브랜드의 향수 제품과 철학을 선보인 바 있다. [사진=SW19 제공]

SW19가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향수 전문 박람회 ‘노트 상하이(Notes Shanghai)’에 참가해 브랜드의 향수 제품과 철학을 선보인 바 있다. [사진=SW19 제공]

SW19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일본·대만·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향수 유통사 ZGO와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온·오프라인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일본에서는 신규 파트너와 손잡고 2027년 주요 지역에 단독 매장을 열 계획이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서는 세포라 아시아와 입점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브라질·우크라이나·중동·유럽에서도 현지 유통 파트너를 물색하며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해외 박람회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SW19은 지난해와 올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적인 니치향수 박람회 ‘에상스(Esxence)’에 참가했다. 올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센트페스트’와 중국 상하이 ‘아스트라 얼라이언스’에도 참가했다. 내년 에상스 메인 전시 참가도 확정했다.

국내 매장을 찾는 고객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80% 이상이라는 점도 해외 진출의 발판이다. 한남점을 비롯한 명동, 성수 등 주요 매장은 해외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쇼룸 역할까지 하고 있다.

SW19을 운영하는 글로벌 스포츠 콘텐츠 기업 왁티(WAGTI)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70억원으로, 올해는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향수 브랜드 SW19의 매출은 지난해 93억원에서 올해 230억원으로 약 1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향수 시장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5년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약 1조1800억원으로 2021년보다 68.3% 성장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가 주도해 온 니치향수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들이 존재감을 키우는 가운데, SW19은 한국의 감성과 글로벌 조향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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