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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24, 2026

[사설] 또 ‘가상자산 과세 유예’ 군불, 언제까지 준비만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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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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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다시 유예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다시 과세유예가 된다면, 2020년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된 이후 네번째 유예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조세 원칙과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모두 흔드는 일이다.

지난 22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 유튜브 방송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그대로 할 거냐 아니면 제도 보완을 할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올해 정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같은 날 국정감사에서 “업계 의견과 국회의 의견을 다 모아서 판단하겠다”며 유예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민의힘은 이미 과세 유예를 당론으로 정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도 과세 시행을 2029년으로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유예론자들은 과세 인프라, 거래 정보 확보 등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7월 정부 세법 개정안에 담겨 그해 말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생긴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22%의 세금을 매긴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시행일은 매번 코앞에서 2022년에서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밀렸다. 법 통과 이후 과세 인프라를 준비할 시간이 6년이나 있었던 셈이다. 정부가 세부 과세 기준을 차질 없이 고시하고,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이에 맞춰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면 될 일이다. 국세청은 올해 가상자산 과세 전담 과까지 만들었다. 한해의 손실을 다음해 이익에서 빼주는 손실 이월공제 도입 같은 제도 보완은 과세 시행과 병행하면 된다. 이번에 또 시행이 미뤄지면 정부 조세 정책에 대한 신뢰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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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미비’는 형식적 명분일 뿐, 정치권과 정부가 가상자산 유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실제 이유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반발일 것이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이 반발한다고 정당한 과세를 하지 못한다면 조세형평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 양도차익 같은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그렇지 않아도 날로 심화하고 있는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공백으로 남아 있다는 점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론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가상자산 과세와 함께 2020년 국회를 통과했으나, 한차례 유예된 뒤 2024년 결국 여야 합의로 폐지됐다. 그 결과 국내 주식 양도차익은 지금도 종목당 50억원 이상을 보유한, 극히 일부 ‘대주주’에 한해 과세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고, 금투세 도입 논의도 하루빨리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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