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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24, 2026

도쿄 대신할 ‘제2수도’는 어디로···일본 지자체 유치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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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있는 국회의사당 인근에 일장기가 펄럭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도쿄에 있는 국회의사당 인근에 일장기가 펄럭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 현 수도인 도쿄의 행정 기능을 대신할 ‘제2 수도’ 지정을 추진하면서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오사카시를 비롯해 후쿠오카현, 삿포로시 등 13개 지자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제2 수도 유치를 위해 ‘골드 러시’를 방불케 하는 지자체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제2 수도 유치 법안은 지난달 24일 찬성 123표, 반대 121표로 참의원(상원) 표결을 통과했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 등이 지지를 보낸 반면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등은 반대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은 몇 달 내 제2 수도 선정 요건을 마련할 예정이다.

제2 수도 지정 시 수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이득은 물론 세금 감면, 관광 활성화 등의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오사카, 후쿠오카 등 13개 지자체가 이미 경쟁에 뛰어들었다. 산악 지역에 위치하며 인구가 190만명에 불과한 군마현도 유치전에 참여했다.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오사카시는 제2 수도 유치를 위해 ‘냐니와 후쿠마루’(오사카의 복덩이 고양이라는 뜻)라는 캐릭터를 별도 제작했다. 나고야시는 히로사와 이치로 시장이 기존 일정까지 바꿔가며 홍보에 뛰어들었다. 히로사와 시장은 나고야시가 제조업에 강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나라를 사로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삿포로시에서는 제2 수도 선정을 위한 전담팀을 두고, 100여년 주기로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난카이 해곡’과 멀리 떨어져 있단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일본 오사카시가 제2 수도 유치를 위해 제작한 ‘냐니와 후쿠마루’라는 고양이 캐릭터. 오사카부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 오사카시가 제2 수도 유치를 위해 제작한 ‘냐니와 후쿠마루’라는 고양이 캐릭터. 오사카부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제2 수도 지정 논의는 지진 등 심각한 자연재해가 도쿄의 수도 기능을 위협할 우려가 커지면서 시작됐다. 일본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자주 발생한다. 2011년 일본 북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9.1의 지진과 쓰나미로 1만9000명 넘게 숨지고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진앙은 도쿄와 불과 약 370㎞ 거리였다.

23일에도 규모 5.9의 지진이 수도권을 흔들었다. 같은 날 오전 2시쯤 일본 이바라키현 남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도쿄도 아다치구와 사이타마현 남부, 지바현 북서부 등에서 최대 진도 5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일본 총무성 소방청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수도권 전역에서 37명이 부상했다. 도쿄에서는 수도관 파열 신고가 119차례 접수됐으며, 메구로구에서는 주택 약 460호가 정전됐다.

지방 균형 발전 필요성도 제2 수도 지정 논의에 힘을 더했다. 최근 일본 농촌 지역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쿄 등 대도시로 떠나면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농촌 지역 인구는 감소한 반면 도쿄도 인구는 지난해 1% 넘게 증가해 1420만명을 기록했다. 도쿄의 인구 밀도는 일본 다른 지역에 비해 약 20배 높다.

반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지진과 태풍, 홍수 등이 도쿄의 수도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제2 수도 지정이 적절한 해법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도쿄도 공무원 출신인 사사키 노부오 주오대 명예교수는 “제2 수도의 조건이 무엇인지, 또는 이를 어떻게 조성해야 할 것인지가 전혀 명확하지 않다”며 지반 안정성 등 중요한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진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제2 수도 지정보다 도쿄의 재난 대응 능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정부의 ‘특혜 몰아주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력 후보인 오사카는 다카이치 내각의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의 정치적 기반이다. 일본유신회는 오사카의 대체 수도 지정을 오랜 기간 추진해왔다. 입헌민주당 소속 기시 마키코 참의원은 제2 수도 구상이 “정치적 책략과 기득권의 이해관계로 얼룩져있다”고 주장했다. 오사카 역시 지진에 취약할 뿐 아니라 정부 기관을 수용하기 위한 예비 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비판도 나온다.

도쿄는 약 158년간 일본의 수도 역할을 해왔다. 1868년 메이지유신 때 에도가 도쿄로 이름이 바뀌었고, 이듬해 일왕이 교토에서 도쿄로 거처를 옮겼다. 앞선 에도시대 일본에는 2개의 수도가 있었다. 에도는 쇼군이 통치하던 정치·행정 수도였고, 교토는 일왕이 거주하던 문화적 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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