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대법원, ‘김민기 대법관 카드’ 평행선…고심 깊어진 조희대 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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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제청을 반려하면서 양쪽이 대법관 인선의 간극을 메우지 못한 채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가 기존 후보군에서 재제청을 요구하며 사실상의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자, 법원 안팎에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침해됐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핵심 쟁점인 ‘김민기 대법관 카드’를 둘러싼 양쪽의 실질적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대립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조 대법원장으로서는 청와대 요구를 받아들이면 ‘코드 인사’를 수용했다는 내부 비판으로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고, 새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를 꾸릴 경우 ‘대법관 공백 장기화 및 대통령과의 갈등 격화’가 예상돼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한겨레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은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을 중심으로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이날 대응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다음주 중 정리되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의 선택지는 두가지로 분석된다. 기존 추천위가 추천한 대법관 후보들 가운데 1명을 다시 제청하거나, 추천위를 새로 구성하는 방안이다.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 제청 거부 시 후속 절차 규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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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난 1월 추천위가 올린 기존 후보군에서 조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외한 후보자 3명 가운데 1명을 제청하는 방안이 있다. 앞서 추천위는 손 부장판사와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했다. 박 고법판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을 겸하고 있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고, 윤 부장판사는 내란전담재판부 재판장을 맡고 있어 현실적으로 제청이 어렵다. 결국 ‘청와대 1순위’로 알려진 김 고법판사를 제청하는 안이 남는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 법원 안팎에선 김 고법판사를 제청하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은 김 고법판사 제청은 ‘절대 불가’ 태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판사의 배우자가 이 대통령 지명 몫으로 임명된 오영준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라는 점을 들어 이해충돌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이면에는 이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 제청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대법관을 취사선택하는 선례가 확립될 경우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현 정부에서 총 26명으로 늘어날 대법관 가운데 22명을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상황은 ‘특정 인사를 제청하면 임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똑같다”며 “대법원장의 재량권을 침해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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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법원장이 제청권의 독립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내세워 추천위를 재구성하고 제청 절차를 다시 밟는 방안도 거론된다. 2012년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진 사퇴했을 때 대법원은 추천위를 재구성해 천거 절차부터 다시 진행했다. 법원조직법 역시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임명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하도록 하고 후보자 추천을 마치면 해산된 것으로 본다. 다만 이 방안은 청와대와 대법원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가 빚어지는데다가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대법관 추천 절차 기간을 고려할 때 대법관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대법관 빈자리가 길어질 경우 당장 내란 등 주요 사건의 상고심 심리가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청와대와 대법원이 교착 상태를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고법의 한 고법판사는 “어느 쪽이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새 대법관을 서둘러 임명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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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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