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은 쓴소리형…비선 개입설 잠재울 중량급 기용해야”
청와대는 얼마나 달라질까 8·30 개각과 9·18 기자회견 이후에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은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경기·성남 라인에 의한 인사’라는 항간의 의구심을 불식하고 경제성장 일변도에서 불평등 해소로 국정 운영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신호를 주는 핵심참모 인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청와대 모습.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청 ‘참모진 개편 규모’ 촉각…정치권 안팎 ‘변화 신호탄’ 주문
‘인사 책임’ 민정·인사수석 등 대대적 물갈이 해야 국민들도 체감
정책실장 인선엔 ‘양극화·불평등 해소’ 국정 전환 메시지 담아야
인재풀 포용적 확대, 여당·시민사회와 협의 등 검증 보완도 과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청와대의 인적 쇄신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강 실장 사표 수리 시점 및 인적 개편 폭과 방향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기존의 좁은 인재풀에서 벗어나 인사 기조와 검증 시스템을 쇄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를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로 기용하고, 성장 중심 정책 기조를 양극화·불평등 완화로 보완할 정책실장을 인선해 국정 변화의 신호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뉴욕 도착 직후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강신철 국방부·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8·30 개각 발표에 포함된 6명의 장관 후보자 중 4명을 임명하며 숨을 고른 만큼, 이후 비서실장·정책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 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려면 대대적인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필요하다”며 “인사 실패 책임이 있는 민정·인사수석 등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김용범 전 정책실장 사퇴도 개각과 함께 발표되지 못했고, 강 실장 사의 표명 시점도 선제적이지 않고 떠밀리듯 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못 막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인사를 이렇게까지 했구나, 대통령이 그래도 뭔가 좀 바꾸려나보다’라는 인상을 국민에게 주는 쇄신 인사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떠밀린 쇄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에는 강 실장과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인사 문제를 두고 갈등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 영향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 갈등설류의 근거 없는 악의적 추측성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비서실장은 인사를 총괄하는 인사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비서실장 인선이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등 경기·성남 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 때문에 장관급 공직 인사를 총괄하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는 비서실장만큼은 이 같은 의혹을 불식할 무게감 있는 인물을 기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다른 포지션에서 대통령의 리스크를 해제할 정도의 중량감 있는 인사여야 한다”며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느낌을 넘어서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대통령에게 불편하고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다른 시각을 가진 인사를 기용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충언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인사 자체가 국정 기조 전환의 신호탄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책실장은 성장 중심 정책에서 양극화·불평등 문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할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며 “인사를 통해 대통령이 국정 운영 방향을 바꾸려 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정책실장 인선과 관련해 그동안 부족했던 사회 정책 강화 쪽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인사 시스템과 검증 방식 보완도 과제다. 특정 인물을 기용하기로 결론을 내려놓고 형식적으로 검증하는 ‘답정너식 인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의원모임 대표를 지낸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사풀도 좁고 누구를 임명해야 된다고 결론을 내놓은 상태에서 인사를 하니 검증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인사위원회와 민정수석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대통령이 아깝게 생각하는 인물이라도 사전 검증은 철저히 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과감하게 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통령이 인사풀을 포용적으로 넓혀야 한다”면서 “당, 시민사회 등과 사전에 협의하는 인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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