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셈법’ 매몰된 성평등부 장관직…“상징성보다 전문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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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1년3개월 남짓 동안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3명 중 2명이 낙마한 것과 관련해 성평등 의제를 이끌어 갈 전문성보다 ‘청년 표심 끌어오기’, ‘지지율 회복’ 등 정치적 계산에 치중한 인사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용혜인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주 만인 지난 13일 자진 사퇴하면서, 이재명 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의원(무소속)에 이은 두번째 낙마 사례가 됐다. 용 후보자는 ‘30대 청년 여성 장관 후보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비례대표 의원·장관 겸직과 과거 활동했던 노동당 내 비선 조직에서 성차별 묵인 의혹, 기본소득당 운영 논란 등에 휩싸인 뒤 물러났다.
잇따른 낙마
용 후보자의 낙마는 성평등 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이를 추진할 전문성 있는 인물을 찾기보다는 ‘30대’, ‘워킹맘’ 등 상징성에 의존해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지명 일성으로 “30대 워킹맘으로서 막중한 소임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청년층 지지율 회복의 복안으로 용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여성 청년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신경아 한림대 명예교수(사회학)는 “광장에서 이재명 정부를 탄생시킨 청년 여성들의 요구는 차별금지법 제정, 젠더 폭력과 관련한 실질적인 대책 등이었지만 정부는 이에 부응하지 못해왔다”며 “용 후보자의 과거 사회운동 이력을 보면 이런 청년 여성의 바람을 반영하는 정치를 했다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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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보다 정치적 안배를 선택하는 등 성평등 의제를 홀대한 인사였다는 평가도 있다. 최희연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는 “강선우 후보자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이 대통령이 성평등가족 의제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성평등부 장관 자리가) 자신들의 정치 지형 안에서 전략적으로 이용되는 것 같아 굉장히 실망을 했다”고 말했다.
부침 많은 성평등부
조직이 없어질 위기까지 가는 등 부침이 많은 성평등부는 제대로 역량을 키우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지로 여성부가 작은 규모로 신설된 뒤, 2004년 노무현 정부 들어 보육 업무가 추가되면서 2005년 여성가족부로 확대됐다. 2008년 여성부로 다시 축소됐고, 2010년에는 청소년 및 가족 업무 이관으로 다시 여성가족부로 복귀했다. 윤석열 대통령 때는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2024년 2월부터 1년7개월간 장관 공백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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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10월 기존의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해 새롭게 출범시켰다. 성평등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컨트롤타워 구실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질적 변화는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23개 국정과제에서 여성·성평등 의제로 분류되는 것은 ‘기회와 권리가 보장되는 성평등 사회’, ‘여성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 2개뿐이다.
성평등부 장관에겐 성평등 의제를 끌고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최우선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거의 무력화된 여성가족부에서 성평등부로 출범한 지 이제 1년도 안 됐다”며 “대통령과 청와대가 정치공학적 인사보다 여성의 삶을 개선할 정책과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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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지난 13일 성명에서 “장관 인사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서두를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검증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성평등 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며 “성평등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예산과 행정적 지원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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