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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26, 2026

성추행에도 “직접 항의하라”는 기관들…요양보호사 보호조치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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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요양보호사 A씨는 자신이 맡은 수급자를 돌보기 시작한 초기부터 “뽀뽀하자”거나 특정 신체 부위를 “좀 만져보자”는 말을 들었다. 출퇴근 인사를 하면 안아달라고 했고 지나가며 몸을 툭툭 치는 일도 잦았다. 결국 성추행까지 당했다. A씨가 소리를 치며 항의했지만, 수급자는 “그럴 수도 있지 않냐”고 했다. 보호자에게 항의하자 “아버지는 점잖으신 분이라 그랬을 리 없다. 헛소리하지 말라”는 핀잔이 돌아왔다. A씨는 소속 기관에 여러 차례 상황을 알리며 도움을 청했다. 기관은 “수급자에게 직접 단호하게 항의하라. 기관이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답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가 접수한 피해 상담 사례다. 정부는 이런 피해를 겪은 요양보호사에 대해 상담 지원을 하고 소속 기관이 업무전환이나 휴가 부여 등 보호조치를 하도록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보호조치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희롱 피해 요양보호사의 휴식과 회복을 돕는 유급휴가비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성희롱 피해 요양보호사 유급휴가비 지원은 단 5건(총 138만3750원)에 그쳤다. 이 사업은 2024년 인천·경기에서 시작해 지난해 서울까지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하루 5만5350원씩 최대 닷새간 27만6750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올해는 대전·강원·충북·제주를 추가해 사업지역을 7개 시도로 넓혔다. 지원액도 하루 5만7020원씩 최대 닷새간 28만510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기준 유급휴가비는 약 70명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로 책정됐지만 집행은 7% 수준에 그쳤다. 성희롱 피해가 적어서가 아니다.

지난해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 상담 현황을 보면, 시범사업 지역인 서울·인천·경기 센터에 접수된 성희롱 상담만 시설 종사자 등을 포함해 46건이었다. 기호운 전국요양보호사협회 기획위원은 “드러나지 않은 성희롱 피해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제도를 모르는 분들이 많고, 신청 절차가 복잡해 피해자가 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성희롱 피해자가 지원을 받으려면 먼저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 피해자가 상담 내용을 소속 기관에 알리는 데 동의하면 건보공단이 기관에 피해 사실을 통보한다. 기관은 사실을 확인하고 유급휴가 부여 여부를 정한다. A씨처럼 기관에 외면당한 피해자는 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기 위원은 “일부 기관은 피해자에게 참고 일하라고 하거나 오히려 요양보호사가 잘못한 것처럼 대응하기도 한다”며 “요양보호사들은 자기가 잘못했다고 여기거나 낙인이 찍힐까봐 피해를 잘 털어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시범사업으로 인한 지역적 한계, 성희롱 피해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부족, 성희롱 피해 사실 노출에 대한 심리적 부담 등으로 신청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의원은 “요양보호사들이 돌봄 현장에서 폭언·폭행·성희롱 등 부당한 대우에 노출돼 있지만 피해자 유급휴가비 지원제도조차 불이익을 우려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수급자와 가족에 대한 교육, 요양보호사 괴롭힘 금지 등을 담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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