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력사망 허용한다…합헌 결정에 세계 12번째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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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헌법위원회가 불치병 환자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조력사망법(조력 사망 권리에 관한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법안을 공포하면 세계에서 12번째로 조력 사망 제도를 도입한 나라가 된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헌법위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조력사망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고 최종 승인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성명을 내어 “헌법위는 이 법이 헌법의 원칙과 가치에 부합함을 인정함으로써 국민에게 필수적인 보장을 제공한다”며 “이제 이 개혁이 민주적·윤리적·헌법적 토대 위에 놓여 있다는 확신을 갖고 개혁의 실행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조력사망법은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스스로 치사 약물 투여를 결정해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만 프랑스는 이를 신청할 요건을 까다롭게 제한했다. 먼저 프랑스 국적이거나 프랑스에서 ‘안정적·합법적으로 살고 있는’ 만 18살 이상의 성인만 신청할 수 있다. 환자는 “생명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하고 불치의 질환”을 앓고 있어야 하며, 병의 단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진행기 또는 말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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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환자 본인이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하는 수준”의 ‘지속적인 신체적·정신적 고통’도 필수 요건이다. 심리적 고통만으로는 조력 사망을 택할 수 없다.
아울러 환자는 “자유롭고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의식 불명 상태인 환자의 가족이 조력 사망을 대리 신청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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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요건을 충족해 조력 사망을 신청한다고 바로 절차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요건을 충족한 환자가 의사에게 조력 사망을 신청하면, 의사는 환자에게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완화 의료)와 심리상담 같은 대안이 있음을 설명하고, 환자가 조력 사망 절차를 언제든 멈출 수 있음을 안내해야 한다. 의사는 최장 15일 동안 환자의 질환을 전문 분야로 하는 전문의 한 명과 환자를 돌본 간병인의 자문을 받아 적합 여부를 심사한다. 환자가 지정한 돌봄 제공자의 의견도 듣는다.
심사단이 환자의 조력 사망이 적합하다고 판단해도 환자는 최소 이틀의 숙려 기간을 갖는다. 환자의 죽음을 돕는 의료인은 환자가 사망하는 당일에도 그가 여전히 조력 사망을 원하는지, 외부의 압력으로 이를 택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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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모든 절차를 동의하면 직접 약물을 자기 몸에 투여하는 게 원칙이다. 환자가 “신체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에만 의료인이 대신 투여한다. 의료진은 자신의 신념이나 양심에 따라 조력 사망 절차 참여를 거부할 수 있으며, 이때 다른 의료진에게 환자를 연계해줘야 한다. 담당 의료진은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그의 곁에 있거나 같은 방에 머물러야 한다.
조력 사망은 마크롱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공약한 국정과제였다. 중도 성향 여당 ‘르네상스’와 좌파 정당들은 조력 사망 도입을 대체로 지지해왔다. 우파 공화당과 극우 국민연합(RN)은 환자들이 죽음을 너무 쉽게 결정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달 15일 본회의를 열어 조력사망법을 찬성 291표, 반대 241표로 통과시켰다. 다만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여론과 정치권 반대가 여전한 점을 고려해 이 법을 헌법위로 보냈다. 이날 헌법위의 결정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법을 공포하면 프랑스는 스위스·캐나다·우루과이·벨기에·네덜란드 등에 이어 세계 12번째 ‘조력 사망 허용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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