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사랑’은 왜 넷플릭스로 갔을까…정부 지원사업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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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면서 그의 영화가 미국 오티티(OTT) 투자를 받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불리는 이 감독이 정부의 마중물 지원 예산까지 확보하고도, 결국 민간 투자 유치에 실패해 거대 플랫폼 기업의 손을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원래 ‘가능한 사랑’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의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영화 중 한편이었다. 중예산영화란 대형 상업영화와 저예산 독립영화 사이에 위치한 중간 규모 제작비의 상업영화로, 물량과 작품의 다양성 측면에서 한국영화 산업의 중추로 평가된다. 지난해 정부 기준에 따르면 순제작비 20억원 이상~80억원 미만의 장편 영화가 중예산영화에 해당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영화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정부는 2025년 예산에서 처음으로 중예산영화 지원 사업을 100억원 규모로 신설했다. 올해 본예산에선 18편 투자를 목표로 198억6천만원을 배정했고, 내년에는 22편에 투자할 수 있도록 예산안을 확대 편성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민간 투자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영화 제작을 촉진하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일종의 마중물 예산을 댄다는 취지다. ‘가능한 사랑’이 선정됐던 2025년 기준으로 작품 1편당 최대 15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지원 약정 체결 후 3개월 안에 민간 투자사와 메인 투자배급계약 등을 맺어 나머지 제작비를 조달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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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도 15억원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민간 투자에 난항을 겪으면서 영진위에 지원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이후 넷플릭스와 손잡으면서 비로소 영화가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됐다. 이창동 감독은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수상소감으로 “수많은 사람의 기다림과 인내가 없었으면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의 영화도 민간 투자를 받지 못해 영화가 엎어질 뻔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민간 투자자의 영화산업 투자 등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프랑스의 ‘소피카’(SOFICA) 도입 검토를 지시하기도 했다. 소피카란 민간인이 영화·드라마 제작 등에 투자하면 최대 48%까지 소득세를 공제하는 프랑스의 세제혜택으로, 앞서 이창동 감독은 지난 7일(현지시각) 프랑스 순방 중이던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제도를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비공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해외에서 효과가 검증된 제도의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해 정책에 반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며 “면밀히 연구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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