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조희대, 중간은 이진숙, 끝은 쇼츠? [웁스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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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국정감사가 종반을 향하고 있다. 집권 1년 차였던 2025년 국정감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국감도 시작은 조희대 대법원장이었다. 지난해 10월13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 조 대법원장은 관례대로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뜰 계획이었으나 국감장에 앉아 질문을 받으라는 추미애 위원장의 요구에 약 1시간30분 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번 국감에서는 말없이 버티던 지난해와 달리 대법원장 재제청문제엔 미리 써온 원고를 읽으며 6분 15초간 작심 발언을 했다. 업무추진비 의혹과 사법부의 12·3 비상계엄 협조 의혹,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직접적인 성명을 발표하지 않은 경위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반박했다.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는 것이냐. 법복 입고 정치하는 것 아니냐고 많은 국민들이 묻고 있다”는 물음엔 몸을 앞당겨 “그런 말씀은 너무 모욕적이고 서글픈 일”이라며 일부 신상관련 문제엔 적극적으로 소명했다.


이번 국정감사도 각 당의 양보 없는 정치공방은 여전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같은 전통적으로 여야 간의 대결이 첨예한 상임위는 올해도 역시 치열한 공방전이 오갔다. 회의가 시작돼도 의사진행 발언을 빌미로 상대 당을 공격하면 반대쪽은 반대 발언, 그러다가 특정 의원이 거론되면 해당되는 의원의 신상발언, 동료의원의 엄호성 발언, 상대 당의 인신공격성 발언 등등이 이어지며 옥신각신, 어지러운 언쟁과 막말이 이어지다 보면 정작 출석한 피감기관에 대한 질의는 1시간 가량이나 늦어진 상태에서 이뤄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법사위 국정감사가 전통적인 전쟁터였다면 새로운 싸움판으로 급부상하는 곳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이다. 그 핵심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있다. 이 의원은 2025년 국회 과방위에서 피감기관인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출석해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선 경험이 있다. 올해는 국회의원이라는 정반대의 위치에서 국감에 참석해 방통위 모든 이슈의 블랙홀이 됐다. 지난 8월13일 국회에서 ‘5·18 민주화 운동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공개 포럼을 개최한 문제로 이미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이 의원은 방통위원장 재직시절 행한 일을 셀프감사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범여권 의원들이 무기명 투표를 통해 이 의원에 대한 제척의 건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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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헌법재판소가 이를 일부 인용하는 등, 제척 투표와 헌재 일부 인용이라는 국정감사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이후에 이를 둘러싼 해석을 두고 대립하며 국정감사장은 언쟁과 막말이 오고갔다. 이 와중에 뜬금없는 쇼츠문제가 튀어나오기도 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뒤에서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이진숙 의원의 보좌관을 향해 ‘불편하다’며 항의하자 이 의원은 ‘모든 의원이 다 그러고 있다’면서 반박하며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이번 국감에서 쇼츠문제는 이진숙 의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과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충돌 영상,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허가없는 육군본부 촬영 영상 게재 등에서 보듯이 거의 모든 의원들이 자신들의 활약상(?)을 쇼츠로 만들어 올리기 바빴다. 국정감사의 질을 낮춘다는 우려도 있지만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쇼츠를 제작하고 있다. 강성지지층에 소구하는 쇼츠는 막말, 조롱, 고성으로 얼룩지고 보좌관들의 막무가내식 취재 등, 국회 무질서의 한 축이 됐지만 정치인 누구도 이에 문제제기 하지 않고 오히려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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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쇼츠 경연장이 된 국정감사는 법사위, 정무위, 교육위, 과방위, 국방위, 행안위 등 6개 상임위가 지난해보다 국감 일정이 하루씩 줄어들고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감은 반나절만 열리는 등 상당수 상임위의 국감 일수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 날짜만 줄어든 게 아니다. 일부 상임위는 질의 시간도 줄이고 증인도 줄여 일찌감치 끝나는 경우가 많아져 ‘워라밸국감’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해 국감은 조희대로 시작해 송언석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의 배치기로 끝났다. 올해 국감도 역시 조희대로 시작해 이진숙과 쇼츠파동을 지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아직 끝이 난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배치기 같은 코미디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은 국회의원이 워라밸을 누리는 나라에서 국민 워라밸은 누가 챙겨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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