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이 본 알래스카LNG…"시장가 2배 내는 비현실적 사업"

현지 에너지·환경 전문가 4명 인터뷰…"비용도 공사기간도 리스크 높아"
"건설 비용 1천억달러로 불어날 수도…2030년대 후반에야 LNG 생산 가능"
동토층 융해 등 환경 문제도 변수…"美민주 집권하면 인허가 취소 압력"
韓참여 불가피하면 가격·초과비용 부담 등 잘 따져야…"韓기업 참여 명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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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앵커리지=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국과 대만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를 거듭 공식화했지만, 장기간 표류해온 이 사업의 실현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실제로 미국의 에너지·환경 분야 전문가 4명은 23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입 모아 이 프로젝트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비용부터 공사 기간, 환경 영향, 정치적 변수까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에너지 컨설팅기업 라피단 에너지그룹의 알렉스 먼튼 글로벌 가스서비스 디렉터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문에 첫 마디로 "현실적이지 않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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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먼튼 디렉터는 "이렇듯 기술적으로 복잡한 사업은 위험성이 크다. 비용은 통제할 수 없고, 쉽게 커질 수 있다"며 "건설 비용이 최대 1천억 달러(약 132조원), 어쩌면 그 이상으로도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LNG 프로젝트의 1단계에 해당하는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건설만 해도 현재 추산 비용은 170억 달러지만, 최종적으로는 몇 배로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사 기간도 대폭 늘어나 2030년대 후반에야 LNG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LNG 플랜트는 상세 기본설계 작업만 1∼2년이 필요하다. 시공 완료까지는 8년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도 경제성 문제를 첫손에 꼽았다.
에너지 시장분석업체 이스트 데일리 애널리틱스의 잭 와이크셀 시니어 디렉터는 연합뉴스에 "이 사업의 가장 큰 장애물은 비용"이라며 "알래스카 영구 동토층에 800마일(약 1천287㎞)이 넘는 가스관을 묻는 데 과도한 돈이 든다. 비슷한 길이의 일반 가스관 설치 비용의 두 배는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540억 달러라는 비용에 동의한다면 알래스카 가스에 시장 가격의 두 배를 내는 셈"이라며 "차라리 일본 기업들처럼 북미의 다른 가스전에 투자하는 것이 값비싼 파이프라인 비용을 떠안는 것보다 나은 지출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직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 조정관인 래리 퍼실리는 알래스카 LNG 사업 자체의 실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이처럼 큰 사업에는 리스크가 너무 많다"며 "공사비 초과, 완공 지연은 물론 정치 리스크까지 있을 수 있다. 이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지수인데 이를 누가 기꺼이 떠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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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경제성 못지않게 환경 문제도 중요 변수로 꼽힌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핵심은 가스관을 대부분 땅 밑에 매설해 북부의 가스를 남부 니키스키 항만까지 끌어온다는 것이다. 이중 동토 구간에서는 가스를 차갑게 유지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극지 환경을 연구해 온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국제공동연구소 교수는 가스관이 영구동토층 아래로 건설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동토층의 상부든 하부든 가스관을 건설한다는 것은 동토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겨울 외 계절에는 영구동토층을 파내면 녹아서 치즈 같은 상태가 되기에 공사를 계획대로 할 수 없다"며 "동토층은 녹으면 다시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 반응이 일어난다. 동토층이 융해한다는 것은 대기 온난화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열카르스트 호수가 생성되고, 한대 산림의 나무가 쓰러지는 등의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먼튼 디렉터 역시 "가스관이 영구동토층, 산사태 지역, 수백개의 하천, 생태 서식지 등 복잡한 지형을 거쳐야 한다"며 "사업이 진행되면 강도 높은 환경 감시를 받게 될 것이고, 민주당이 차기 행정부로 들어서게 된다면 인허가 역시 취소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결국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하게 될 경우에 고려해야 할 실질적인 조언도 내놨다.
퍼실리 전 조정관은 한국 정부가 ▲ 가스 인도 가격 ▲ 일정 ▲ 초과 공사비 부담자 ▲ 사업 지연 시 백업 계획 등을 끝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공사를 한다는 조건에서 이를 위한 인원과 자재 수송에 대한민국 국적자나 기업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문서화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4일 07시0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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