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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24, 2026

“여보, 벤츠값에도 무조건 그랜저”…‘못사서 안달’ 성공한 아빠차 [세상만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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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국산차와 수입차를 대표하는 성공의 아이콘, 신형 그랜저(왼쪽)와 벤츠 E클래스 [사진출처=현대차, 벤츠/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한국에서 국산차와 수입차를 대표하는 성공의 아이콘, 신형 그랜저(왼쪽)와 벤츠 E클래스 [사진출처=현대차, 벤츠/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이 성공의 상징으로 선택한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확 달라진 7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거듭난 뒤 판매에서도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이 모든 게 4060세대 아빠들 덕분이다.

24일 매경 디지털뉴스룸이 국토교통부 자동차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를 통해 신형 그랜저 판매실적과 연령대별 구매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카이즈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신형인 더뉴 그랜저는 본격 출고된 지난 6월 기아 쏘렌토를 제치고 국산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판매대수는 9741대로 기존 그랜저 판매대수가 대부분이었던 5월의 3920대보다 148.5% 폭증했다.

쏘렌토도 전월보다 15.3% 증가한 8981대가 판매됐지만 신형 그랜저에는 역부족이었다.

신형 그랜저는 7월까지 쏘렌토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키다가 8월에는 2위로 밀려났다.

지난달에는 다시 되살아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판매대수는 그랜저가 8917대, 쏘렌토가 6593대로 집계됐다.

신형 그랜저 주행 [사진출처=현대차]

신형 그랜저 주행 [사진출처=현대차]

올해 누적 판매대수에서 그랜저와 쏘렌토와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1~9월) 누적 판매대수는 그랜저가 6만2750대로 2위, 쏘렌토가 7만5661대로 1위였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그랜저는 25.9%, 쏘렌토는 1.5% 각각 증가했다.

올해 국산차 전체 판매 1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쏘렌토 몫일 가능성이 크다.

3분기 기준으로 쏘렌토와 그랜저의 판매대수 차이는 1만2911대다. 남은 3개월 동안 그랜저가 쏘렌토를 제치려면 매달 4000대 이상 더 팔려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서다.

다만, 그랜저는 안정적으로 2위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3위인 기아 카니발보다 1만5775대 많이 판매돼서다.

올해 하반기와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그랜저가 1위 자리와 ‘국민차’ 타이틀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못생겨서 못사겠다? 이젠 아냐

기존 그랜저(왼쪽)와 신형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기존 그랜저(왼쪽)와 신형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신형 그랜저는 지난 5월 가격 공개 당시 “그돈이면 차라리 벤츠 사겠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기존 모델보다 300만~500만원 가격이 오르고,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트림 가격은 벤츠 E클래스 할인 판매가와 비슷한 60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벤츠값’ 논란에도 신형 그랜저를 선택했다.

인기 비결은 “못생겨서 못사겠다”는 평가를 일으킨 기존 7세대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완전변경에 가까울 정도로 품질을 혁신한 데 있다.

사실 현대차는 완전변경 세단을 내놓을 때 파격을 시도해 디자인 호불호 논란을 일으키지만 부분변경할 때는 고객 요구 사항을 적극 반영해 디자인과 성능을 대폭 개선한다.

완전변경 모델보다 부분변경 모델이 더 잘 팔린다. 기존 6세대 그랜저도 부분변경 모델이 대박을 터트렸다.

기존 고객들의 개선 요구도 적극 반영했다. 리어 턴 시그널을 상단으로 옮겨 뒤쪽 차량 운전자의 시인성도 향상했다.

기존 7세대 그랜저는 디자인 때문에 ‘폭삭 망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6세대 그랜저가 닦아둔 1위 자리를 기아 쏘렌토에 내줬다.

7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거듭난 신형 그랜저는 4년간의 굴욕을 씻고 나오자마자 다시 국민차 자리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랜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아”

성공의 아이콘이자 국민차 자리를 차지했던 그랜저 6세대 부분변경 모델 [사진출처=그랜저 CF 편집]

성공의 아이콘이자 국민차 자리를 차지했던 그랜저 6세대 부분변경 모델 [사진출처=그랜저 CF 편집]

그랜저의 화려한 부활은 패밀리카 구매층인 50대를 중심으로 한 4060세대 아빠들 덕분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를 통해 신형 그랜저 판매시기인 올해 6~8월 성별·연령대별 구매현황을 분석해본 결과다.

이 기간 동안 법인이 아닌 개인이 구입한 그랜저는 9446대다. 남성은 7262대, 여성은 2184대 각각 샀다.

연령대별 구매현황을 살펴보면 50대가 3567대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60대가 2281대, 40대가 2057대, 30대가 836대, 70대가 459대, 20대가 246대 순이었다.

연령대별 구매자를 다시 성별로 분류해보면 50대 남성이 2663대로 가장 많이 구입했다. 60대 남성은 1854대, 40대 남성은 1507대로 그 다음이었다.

여성 구매자도 40~60대에 집중됐다. 50대 여성이 904대, 40대 여성이 550대, 60대 여성이 427대로 1~3위를 기록했다.

남녀 모두 50대가 신형 그랜저를 가장 많이 구입한 이유가 있다. 1986년 출시된 그랜저는 당시 초·중·고를 다닌 X세대(1970년대생)가 선망하던 차였다. ‘성공하면 타는 차’로 여겨졌다.

SUV를 선호하는 X세대가 많아지면서 쏘렌토·싼타페에 밀려났지만 그래도 세단 1위 자리는 지켰다. X세대는 7세대 디자인 호불호 논란에도 ‘세단은 역시 그랜저’라며 구입했다.

인기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X세대 김낙수 부장(류승룡)이 탄 차도 그랜저(7세대)였다.

신형 그랜저 공개 행사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신형 그랜저 공개 행사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X세대는 인구도 많고 왕성한 경제활동을 펼쳐 소득 수준도 다른 세대보다 높아 ‘벤츠값’ 신형 그랜저를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으로 1960년대생이 851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1970년대생으로 828만명이었다.

소득도 X세대가 주축인 50대가 가장 많다. 우리금융그룹이 발표한 ‘2024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월 평균 소득은 X세대가 624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베이비부머(1955~1969년생)와 M세대(1980~1994년생)는 각각 506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X세대, 베이부머, M세대는 신형 그랜저를 가장 많이 산 40~60대에 해당한다.

경제력과 디지털 친화력을 바탕으로 2020년대 들어 소비시장에서 주목받는 ‘GG(Grand Generation)세대’도 신형 그랜저를 적극 구매한 소비자들과 겹친다.

GG세대는 1950~1970년대생이다. 이 중 X세대가 포함된 50대는 프리미엄 소비층으로 여겨진다.

현대차·현대글로비스·엔카닷컴을 거쳐 현재 신차·중고차·금융 컨설팅을 진행하는 조일용 컨설턴트는 “그랜저는 50~60대는 물론 40대에게도 임원용으로 여겨지는 성공의 아이콘이자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는 인식을 줘 인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1000만~3000만원 비싼 동급 수입차보다 한국인 선호 편의사양이 많고, 애프터서비스도 편한데다, 중고차 가치도 높게 형성돼 ‘사면 손해보지 않는 차’로 여겨지고 있다”며 “테슬라 모델Y 때문에 타격을 입고 있는 쏘렌토와 달리 사실상 경쟁차종이 없어 그랜저 인기가 내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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