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불꽃축제, 람사르습지 ‘밤섬’ 생태계 훼손···조류에도 피해”
2022년 10월 8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5일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로 인해 람사르습지인 밤섬의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조류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노연수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4)은 미래한강본부 업무 보고 질의에서 세계불꽃축제로 인한 람사르습지 ‘밤섬’의 생태계 훼손 문제를 지적했다고 4일 밝혔다.
노 의원은 질의에서 “밤섬은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 등 매년 40여종, 1만여 마리의 조류가 서식하는 도심 속 생태계의 보고”라면서 “불꽃축제 시 10만여발의 폭죽이 발사되면서 발생하는 100~130㏈(데시벨)의 극심한 소음이 조류에게 극심한 공포 반응과 충돌 사고, 서식지 영구 이탈 등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폭죽 연소 과정에서 질산염·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한강 수면과 밤섬 토양으로 유입될 뿐만 아니라 행사 1회당 발생 탄소 배출량이 30년생 소나무 2300~6800그루가 1년간 흡수해야 하는 수준에 달한다”고 짚었다.
노 의원은 “행사로 발생하는 밤섬 생태계 유지·복원 비용을 정확히 산출하고, 이를 한강공원 장소 사용료 형태 등으로 주최 측에 부과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노 의원은 “민간 주최 측이 억대 매출을 올리는 행사로 인해 밤섬 생태계가 훼손되는 만큼 주최 측에 복원 비용을 적절히 부담시키는 실질적 장소 사용료 부과 방안과 함께 드론쇼 전환 등 서울시의 책임 있는 친환경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불꽃축제의 환경적 영향과 밤섬 생태계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공연 위치, 규모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화그룹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2000년부터 매년 9~10월에 개최됐다. 코로나19 사태로 2년간 쉬었다가 이날 다시 열린 축제에 100만명 넘는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즐겁게 축제를 즐겼지만 한편에서는 불꽃놀이의 소음과 빛 등으로 조류생태계에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해 1월 로마에서는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한 이후 기차역 인근 길거리에서 수백 마리 새 사체가 발견됐다. 새들이 한꺼번에 죽은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OIPA는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범인’으로 추정했다. 폭죽소리와 불꽃에 놀란 새들이 갑자기 날아올라 유리창 등에 충돌하거나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것이다.
람사르 습지이기도 한 밤섬은 서울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있다.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밤섬에서는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 새매 등을 포함해 약 40여종, 1만마리의 새가 관찰된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도 붉은배새매 등 멸종위기야생동물 6종과 원앙 등 천연기념물 9종이 산다.
독일 바이에른주 환경청 소속 헤르만 스틱로스 박사는 2015년 발표한 논문 <불꽃놀이가 새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새들은 불꽃놀이에 심리적, 육체적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이 불꽃놀이를 하면 주변 새들은 불안과 공포의 신체 증후를 보이고, 심박 수가 증가한다. 공황 상태에서 새들은 방향 감각을 잃고 장애물에 부딪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새를 보호하기 위해 불꽃놀이가 제한되기도 한다. 미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은 해안에서 번식기의 물떼새를 보호하기 위해 4월1일부터 모든 새가 알을 낳을 때까지 불꽃놀이 등을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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