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美 ICC 제재 직후 "깊은 우려…ICC 역할 지원"

아카네 ICC 소장 제재 때보다 빠른 입장 표명…美 압박에도 ICC 지지 의사
노벨위원장, 日매체 인터뷰서 "필라이 수상, 제재 중단해야 한다는 메시지"
필라이, 수상 전 日매체 인터뷰서 "판사에 제재 가하는 건 사법독립 위협"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법의 지배를 일관되게 중시하며 그 역할을 수행하는 ICC를 지지한다"며 "이번 조치는 이러한 일본의 일관된 입장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ICC 재판관을 지낸 나비 필라이의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ICC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게시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8월 미국이 일본인인 아카네 도모코 소장 등 ICC 관계자들 개인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을 때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당시 아카네 소장 등에 대한 제재가 발표된 이튿날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만 언급한 뒤 미국에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아, 일본 야당과 언론에서 "미국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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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X 게시글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간에 긴밀히 소통하면서 미국 측에 지속해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카네 소장 및 관계국과의 소통을 이어가면서 ICC가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러한 입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ICC 제재를 발표하면서 동맹의 협조를 기대한다고 밝힌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군에 방어를 의존하는 동맹'이라고 표현해 대규모 미군 병력이 주둔하는 일본이 그 대상 국가 중 하나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제재 협조보다는 ICC 지지와 지원을 우선시한 것이다.
앞서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오자키 마사나오 관방부장관은 러시아 검찰총장실이 ICC 본부가 있는 네덜란드 등에 아카네 소장 등의 신병 인도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전날 기자회견에서 "ICC 관계자 개인에 대한 조치는 부당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 유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 측에 대한 항의를 포함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요르겐 와트네 프리드네스 노벨위원장은 필라이 전 재판관의 노벨 평화상 수상 발표 후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아카네 ICC 소장 등이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수상자 선정은 제재를 중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프리드네스 위원장은 "이번 평화상은 국제법이 제 기능을 하도록 분투하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판사들을 위한 상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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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을 지낸 나비 필라이(85)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 재판관이 2026년 노벨 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평화 증진과 국제법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필라이를 202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2026.10.9 [노벨상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필라이 전 재판관 본인도 노벨상 수상이 발표되기 전날인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뉘른베르크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가진 인터뷰에서 국제 형사 사법에 가해지는 정치적 압력에 대해 우려를 표한 뒤 "하지만 나는 큰 진전을 목격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압력 등 국제 형사 사법을 둘러싼 현 상황에 대해 "우방국과 관련된 판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판사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은 사법 독립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cs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10일 11시2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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