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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0, 2026

53년간 바람 잘 날 없었던 ‘국대 병역특례’…청년들 “문제는 제도 아닌 병역 대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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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도요타|강윤중 선임기자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도요타|강윤중 선임기자

지난 3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은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앞선 월드컵 땐 축구 국가대표팀의 기량을 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이 와중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 대표팀의 성과는 박수받아 마땅했습니다.

그러나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의 말과 행동이 화근이 됐습니다. 대표팀 주장인 이기혁 선수는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들고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표팀 박승수 선수는 다녀오지도 않은 군대 ‘전역모’를 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

여론은 순식간에 얼어붙었습니다. 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선수들을 질타했습니다. 논란은 곧 국가대표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병역특례’ 폐지론으로 번졌습니다.

국가대표 ‘병역 특례’ 논란 처음 아냐···공정성·형평성 논란에 늘었다 줄었다 반복

국가대표 선수들의 병역특례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70년대 제도가 도입된 이래 늘 공정성·형평성 시비가 따라붙었습니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대상과 범위 등을 손보며 제도는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기를 반복했습니다.

정식 명칭은 ‘예술·체육요원 제도’인 국가대표 선수의 병역면제 제도는 1973년 처음 도입됐다고 합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국위 선양’ 등 목적으로 이런 병역특례 규정을 제정했습니다. 제도 초기에는 지금과는 달리 메달 획득 기준이 아닌 추천과 심사 등을 거쳐 면제 대상을 선발했습니다.

이후 특례 대상은 확대와 축소를 반복했습니다. 1980년대엔 유니버시아드 등 다양한 국제 대회 입상자로 특례 대상이 넓어졌습니다. 그렇지만 1990년대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메달 기준이 다시 축소됐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땐 축구 국가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자 ‘월드컵 16강 이상’이 한시적으로 대상에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야구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해 ‘WBC 4강 진출’로 항목이 다시 추가됐다가, 2007년 형평성 논란으로 다시 삭제되기도 했죠.

논란은 최근까지도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BTS의 군 입대를 두고 체육계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K팝을 전 세계 알리면서 국위 선양에 기여한 BTS는 모두 병역 의무를 마쳤습니다. 또 순수예술 분야는 병역특례가 가능하지만, BTS 같은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는 규정상 불가능합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들이 2023년 12월 RM과 뷔가 입대하자 이를 배웅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X 계정 갈무리.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들이 2023년 12월 RM과 뷔가 입대하자 이를 배웅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X 계정 갈무리. 연합뉴스

선수들 언행이 다시 불붙인 논쟁···“체육활동이 국위 선양은 옛말, 선수들도 신중했어야”

이번 논란은 기존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재점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병역특례 제도가 시행 이후 계속 논란을 맞닥뜨려 왔는데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논의하지 못해왔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옵니다.

병역 의무의 당사자인 2030 세대 남성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금메달 획득을 이유로 예술·체육요원에 편입하는 현행 병역특례 제도를 폐지하거나 근본적으로 개편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제도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제도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많은 청년 남성들이 형평성 차원에서 국가대표 선수들도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활동 연속성 등 보장 차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옵니다.

지난 2월 전역한 이모씨(24)는 “국가대표 선수의 활동이 국위 선양인 시대는 이제 바뀐 것 같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좀 더 화를 내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된 선수들도)지위를 고려해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6일 전역한 문모씨(22)는 “주변 군인들은 논란을 보고 선수들을 욕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도 “메달을 따 나라를 빛낸 선수들인데, 말 한번 잘못했다고 (특례를) 빼앗을 일인가”라고 했습니다.

“병역 의무가 ‘기피 대상’ 된 게 더 문제···병역 대하는 사회 태도부터 되돌아봐야”

청년들은 선수들의 언행이 경솔했다고 지적하면서도, 병역을 ‘기피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상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이에 따라 제도에 대한 성급한 손질보다는 사회 인식 개선 등 본질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씨는 “(선수들의) 대체복무가 특혜처럼 비친다는 건, 병역이 개인에게는 손해가 큰일로 여겨지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군 입대를 앞둔 김영조씨(20)는 “전반적으로 병역의무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 같다”며 “마치 벌칙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정씨는 논란이 된 선수들의 언행도 병역을 회피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짚었습니다.

김씨는 “선수들도 군대에 가는 남성들의 입장을 더 존중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병역을 대하는 태도와 병역 시스템을 고칠 생각을 해야지, 선수들에게 주어지던 보상을 줄이기만 하는 건 부적절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던 중 이날 결승골을 넣은 엄지성이 뛰어 오르며 환호하고 있다. 도요타|강윤중 선임기자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던 중 이날 결승골을 넣은 엄지성이 뛰어 오르며 환호하고 있다. 도요타|강윤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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