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극우 정치인, 서안지구서 ‘순교 기념비’ 망치로 훼손···네타냐후도 선 긋기
25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이스라엘 집권 연정 내 극우 정당 시오니즘당 소속의 즈비 수코트 크네세트(의회) 의원이 팔레스타인 기념비를 망치로 훼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이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기념비를 망치로 훼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집권 연정 내 극우 정당 독실한 시오니즘 소속의 즈비 수코트 크네세트(의회) 의원이 요르단강 서안의 마다마 마을을 찾아 ‘순교자 기념비’를 쇠망치로 부쉈다고 전했다.
수코트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내가 요청했던 대로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을 기리는 기념비를 철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수코트 의원은 지난달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한 팔레스타인 학교의 간판을 부수는 모습을 직접 촬영하며 “학교를 폐쇄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순교자 기념비는 마다마 마을에서 태어났거나 살던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2008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 소속 청년들에 의해 세워졌다. 추모 대상자 중에는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독립을 위한 무장 활동을 이끌었던 이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수코트 의원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총리실은 “서안의 주권적 권위자는 이스라엘군”이라며 “특히 공직자가 자의적으로 법을 집행하려 드는 것은 용납될 수 없으며, 군의 대테러 임무 집중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소속 오하드 탈 의원도 당내 회의에서 수코트 의원을 겨냥해 “자살을 하기로 작정한 것이냐”고 공개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독실한 시오니즘 대표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그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군은 진작에 유대인 살해범을 찬양하는 기념비를 철거했어야 했다”며 “서안 전역의 수십 개 테러 기념비 역시 군에 의해 파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언론이 처음 공개한 영상에는 수코트 의원과 다른 남성들이 기념비를 훼손하는 동안 군인들이 옆에 서서 지켜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이스라엘군 당국은 “수코트 의원 등 참가자들은 사전 협의와는 달리 권한도 없이 승인된 계획을 완전히 어기고 기만적이고 교묘하게 행동했고, 마다마 마을에 있는 기념물 중 하나를 파괴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건은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폭력 행위를 방관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한 마다마 마을은 최근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공격 대상이 돼 왔다. 지난 5월 정착민들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7명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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