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퀄컴 6G 수장 “속도 경쟁 넘어 AI 통신망으로…2029년 상용화”

“6G는 단순히 5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10배 높이는 기술이 아니다. 인공지능(AI)이 통신망 안으로 들어오면서 네트워크 자체가 지능화되는 것이 중요한 변화다.”
두르가 말라디 퀄컴 총괄 부사장 겸 기술 기획·엣지 솔루션·데이터센터 본부장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6G 전략을 이같이 설명했다.
퀄컴은 2029년 6G 상용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2028년부터 상용화 전 단계인 프리커머셜 기기와 기술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같은 해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전후해서는 스마트글래스 등 차세대 기기를 활용한 6G 기술 시연도 추진한다.
말라디 부사장은 “일부 통신사업자들이 2029년 상용화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2029년을 기준으로 2028년 프리커머셜 시험, 2027년 초기 연구개발과 프로토타입 시험을 역산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AI가 통신망 관리…네트워크도 ‘자율주행’
퀄컴은 6G의 핵심 축으로 연결성, 광역 센싱, 네트워크 내 고성능 컴퓨팅을 꼽고 있다. 이 가운데 통신사업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분야는 AI를 활용한 네트워크 자동화다.
현재는 엔지니어가 통신망의 성능 지표를 확인하고 기지국의 커버리지와 각종 설정값을 직접 조정한다. 6G에서는 센서를 통해 네트워크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 방안까지 제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말라디 부사장은 이를 자동차의 자율주행에 빗댔다. 초기에는 AI 에이전트가 네트워크 설정 변경을 제안하고 사람이 승인하지만, 이후에는 권한을 부여받은 AI가 일부 작업을 직접 수행하게 된다. 사람이 대부분을 관리하는 현재의 ‘레벨0’에서 일부 작업을 자동화하는 레벨1·2 수준으로 발전한다는 설명이다.
에이전틱 AI의 확산도 6G 수요를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스마트폰과 PC, 스마트글래스 등에서 상시 작동하고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를 오가며 추론할 경우 기존 스마트폰과 다른 형태의 연결성이 필요해진다.
다만 에이전틱 AI를 구현하기 위해 6G 상용화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했다. 현재 5G에서도 관련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고, 6G는 향후 AI 에이전트가 대규모로 상시 작동하는 환경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는 설명이다.
◇ “韓 6G, 세계 최초보다 네트워크 AI 전환 중요”
한국 통신사들의 6G 준비에서도 AI 투자를 강조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퀄컴이 발표한 6G 협력 구상에 참여했다.
말라디 부사장은 “한국 통신 3사가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네트워크 내부의 AI 투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는 점”이라며 “AI는 스마트폰과 PC,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통신 네트워크 내부에서도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6G 경쟁에서 세계 최초 상용화 자체보다 네트워크를 AI 기반 인프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바이스와 통신망, 데이터센터가 AI 연산을 나눠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AI 구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퀄컴도 통신 네트워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에 공급할 서버와 가속기 카드 등 고성능 컴퓨팅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Giga-MIMO 라디오와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에릭슨·노키아·삼성전자 등 기존 통신장비 업체와 전면 경쟁하는 방식은 아니다. 퀄컴은 전체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기보다 기존 통신장비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반도체와 라디오, 소프트웨어 등 핵심 구성요소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6G 주파수도 5G와 다른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5G에서 주목받았던 밀리미터파보다 현재는 8GHz 이하 대역이 중심이다. 미국에서는 4GHz와 7GHz, 유럽에서는 6GHz 일부 대역이 후보로 논의되고 있다.
말라디 부사장은 “2019년 5G 출시 당시에는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핵심 메시지였다”며 “6G에서는 출시 시점이나 속도보다 실제 어떤 사용 사례를 구현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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