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재정위기’에 입 연 김동연 “민생 어려울 때 적자 재정 감수하고, 경기 회복되면 곳간 채우는 게 기본”
김동연 전 경기지사. 김동연 측 제공
추미애 경기지사가 ‘경기도 재정위기’를 선언하고 민선 8기 시절 재정 기조를 비판한 것에 대해 김동연 전 경기지사가 “경기와 민생이 어려울 때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재정이 나서고, 경기가 회복되면 지출을 조정해 다시 곳간을 채우는 것이 재정운용의 기본”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가 경기도 재정위기에 대해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지사는 15일 SNS를 통해 “그동안 경기도 재정을 둘러싼 논란에 말을 아껴왔다. 새 도정이 정책 방향을 세울 시간을 존중하고, 도민과 당에 불필요한 논쟁을 더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새 지사의 어려움도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에서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민선 8기 재정운용의 원칙을 말씀드리고, 경기도 재정의 지속가능한 해법을 함께 찾고자 한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확장재정은 민선 7기(이재명 경기지사 시절)와 8기를 관통한 일관된 원칙이었다”며 “민선 7기에는 코로나19가 닥쳤고, 민선 8기에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위기’가 이어졌다. 어려울 때 재정이 도민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같았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윤석열 정부 시절 긴축 재정 기조도 언급했다. 그는 “ 국가재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도마저 지출을 줄였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며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일부 사업 예산을 9개월분만 편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전 지사는 “9개월 뒤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며 “하반기 추경에서 세입 여건을 다시 점검하고,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감액·조정해 나머지 재원을 보완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경기도가 재정위기를 선언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재정운영에 어려움은 늘 있는 법이지만 지금이 재정위기는 아니다”라며 “2025년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2.86%로 정부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 객관적인 재정지표와 실제 상환 부담, 자금운용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의 재정 규모와 중장기 여건을 고려할 때 세입 확충과 지출 조정, 체계적인 상환 관리를 병행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채무를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과 경기도가 이미 재정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수구조를 개선해야한다’는 추 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한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경기도 도세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2021년 약 11조 원에서 2025년 약 7조8천억 원으로, 4년 동안 약 28% 줄었다”며 “ 반면 국고보조사업에 따라 경기도가 부담하는 도비는 본예산 기준으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5.5%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 세원은 부동산 경기에 크게 좌우되는데 의료급여와 생계급여, 보육처럼 쉽게 줄일 수 없는 지출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며 “이 문제는 중앙정부와 국회, 경기도와 시·군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런 과정에서 저 역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민선 8기의 개별 사업과 집행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평가받겠다. 채무가 늘어난 사실도 피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필요할 때 제대로 쓰며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것,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관리하며 중장기적으로 건전한 재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 책임 있는 재정”이라며 “자리를 떠났지만 책임까지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도민의 삶을 지키는 일 앞에서는 전임과 현임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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