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관학교 통합’ 첫 공청회…고성·야유에 파행 얼룩
설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센터에서 26일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장영달 전 의원(왼쪽)과 예비역 군 장교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방안을 논의하는 국방부 공청회가 통합을 반대하는 사관학교 출신 예비역과 학부모의 반발로 파행을 겪었다.
국방부는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위한 첫 공청회를 개최했다. 사관학교 출신 예비역과 생도, 학부모 등 300여명이 공청회에 참석했다. 공청회장에 들어가지 못한 예비역과 학부모 등 700여명은 행사장 맞은편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군은 민주당의 군대가 아니다’ ‘사관학교 폐교 즉각 철회하라’ 등 손팻말을 들었다. 국방컨벤션 주변에는 ‘육사 지킴이’ ‘사관학교 폐교 결사반대’ 등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늘어섰다.
공청회는 시작 전부터 참가자들의 고성과 반발로 혼란을 겪었다. 오상봉 예비역 육군 대령은 공청회 진행에 앞서 마이크를 잡고 “(이번 공청회는) 온통 거짓과 미사여구로 포장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은 예정에 없이 단상에 올라 “저희는 이성적으로 (국방부 입장을) 들어보고 국민들에게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확신하고 장담하건대 이 계획은 끝까지 추진될 수 없다”고 했다.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이 국군사관학교 창설 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할 땐 야유가 쏟아져 발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일부 참가자는 발언 중인 김 실장이 선 단상으로 난입을 시도하다 제지당했다.
사관학교 통합 찬성 측은 각 군 사관학교 합격선이 크게 떨어진 점을 통합 추진의 주요 근거로 꼽았다. 국방부 사관학교 교육개혁분과위원장을 지낸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2010년대 말까지도 사관학교 합격 점수는 국영수 300점 만점에 240~250점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160~180점대까지 하락했다”며 “학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관학교를 통합해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우수한 교수진을 대폭 기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찬성 측은 각 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미래전 양상에 대비하려면 통합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대 측은 “사관학교 통합보다 군인 처우 개선이 우선”이라고 했다. 통합 교육이 선행될 경우 오히려 각 군의 전문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민단체 미래생각의 김세진 사무총장은 “호주군은 육해공군 생도를 한 캠퍼스에서 교육하지만 군사적 정체성 약화와 조직문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군별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며 “사관학교를 통합해 합동성이 강화됐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정책설명회 등 전 국민 대상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오는 10월 통합 세부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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