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 일찍 찾아왔지만…“지금 백신 맞아도 늦지 않았다” [건강한겨레]
10월 초 독감 환자가 유행기준의 3.6배
곧이어 코로나19, RSV 뒤따를 것 예상
“내년 봄까지 이어질 감염병 고려할 때
이미 독감 걸렸어도 접종받는 게 이익”

광고
이른 추석 연휴를 지나고 본격적인 가을 환절기가 시작되며 갑작스레 커진 일교차에 기침 소리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통상 11월 말이나 12월의 겨울철 초입에 본격화되던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예년보다 한층 빨라진 탓이다. 정부는 이에 맞춰 독감 예방접종 시기를 앞당겼으나, 이미 독감이나 호흡기 감염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나 때 이른 유행 상황에 대해 일각에선 “지금 백신을 맞는 건 괜찮을까” “이미 독감 유행이 한창인데 효과가 있을까” “코로나19 백신까지 또 맞아야 할까”라는 의구심과 불안이 들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제 막 시작된 동절기 유행이 내년 봄까지 이어지는 만큼,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의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백신 접종에 나서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때 이른 독감 확산세…동절기 3대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의 시작점일 뿐
질병관리청의 2026년 40주차(9월27일~10월3일) 호흡기 감염병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은 인플루엔자 의심환증 외래환자가 1천 명당 23.6명으로 집계됐다. 전주(33.0명)보다 다소 감소했으나, 1천 명당 6.5명인 유행 기준을 3.6배 이상 웃도는 높은 수치다. 전년 같은 기간(12.4명)과 비교해도 약 2배나 높은 정도를 유지하고 있어 인플루엔자의 때 이른 확산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독감 입원환자 수도 445명으로 전주(402명) 대비 증가세를 보일 뿐 아니라 전년 동기(41명) 대비 무려 11배나 급증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른 추석 연휴 기간의 대규모 이동과 밀접 접촉, 학교·학원 등에서의 소아·청소년층 집단생활 등을 이번 유행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광고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세가 올가을과 겨울철 등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확산세의 시작일 뿐 끝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시차를 두고 인플루엔자,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동시에 기승을 부리는 전형적인 동절기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 양상이 올해도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는 “전형적인 국내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 양상은 대체로 가을부터 한겨울까지 A형 독감이 먼저 유행한 뒤 사그라드는 초봄엔 B형 독감 유행이 작게 한 번 오는 것”이라며 “그 사이 겨울철 동안 RSV 유행이 지속되고 동절기가 끝났다 싶은 ‘봄철 벚꽃 필 무렵’엔 감기를 일으키는 메타뉴모바이러스 유행이 한 차례 지나간다”고 설명한다.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겨울 주의해야 할 주요 호흡기 감염병은 인플루엔자, 코로나19, RSV 감염증”이라며 “특히 12월부터 2월까지는 인플루엔자와 RSV 유행이 집중되는 시기로, 발열과 호흡기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과 건조한 환경, 실내 활동 증가 등의 영향으로 호흡기 바이러스 전파가 활발해지는 만큼, 올해도 주요 호흡기 감염병의 계절적 유행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고
광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크게 증가했던 마이코플라스마폐렴과 백일해는 최근 유행이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지만, 향후 재유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마이코플라스마폐렴은 통상 3~4년 주기로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하며, 백일해 역시 백신 접종 후 면역력 감소와 감수성 인구의 증가로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주기적 유행이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몇 년간 다른 바이러스들의 유행세가 거의 없었기에 멀티데믹 현상이 나타났지만, 그간 일상을 회복하고 이들 바이러스의 유행세도 몇 차례 지나가면서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 추세가 점차 예전의 전형적인 양상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인플루엔자, 코로나19, RSV 백신은 반드시 맞아야…고위험군 중증화 막는 핵심 방패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동절기 건강 관리를 위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RSV 백신을 되도록 접종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백신 접종 후 방어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약 2주가 소요되므로, 본격적인 겨울철 2차 대유행이 오기 전인 10월 중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광고
올가을 독감에 이미 한 번 감염됐더라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유리하다. 김홍빈 교수는 “예방접종을 권고하는 이유는 단순히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는 것뿐 아니라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치명적인 합병증, 혹은 만성질환으로 악화하는 중증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에 A형 독감에 걸렸더라도 올 하반기나 내년 초 B형 독감에 다시 걸릴 수 있기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라면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여전히 중요하다.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이 바이러스의 완전한 소멸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감기를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풍토병화는 더 ‘진화된 강한 감기가 일상적으로 유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항목에 포함되며 일부 무상 지원이 이뤄지는 만큼 65살 이상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는 독감 백신과 함께 접종을 받으면 동절기 건강 관리에 더욱 효과적이다.
치료제가 없는 RSV는 특히 고령층에 큰 위협이다. 감염 시 폐렴 등 중증질환으로 발전하기 쉬운 탓이다. 송준영 교수는 “RSV는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와 달리 중증 감염으로 입원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RSV 백신은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접종 비용이 부담될 수 있지만, 75살 이상 고령자와 중증 RSV 감염 위험이 높은 만성질환자에게는 적극적으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고 건강한 성인은 호흡기 감염 후 대부분 기존 건강 상태를 회복하지만, 고령자는 폐렴 등 중증 호흡기 감염으로 입원할 경우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감염 이전의 신체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러한 기능 저하는 노쇠를 악화시키고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상실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고령층에서는 감염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전문가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성인 예방접종 제도의 개편도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현재 국가필수예방접종 항목 외엔 전액 개인이 접종 비용을 부담하는 체계를 개선해 국민건강보험이나 지자체 재원을 활용해 환자 부담을 단계적으로 낮춰 예방접종을 국가 차원의 보건정책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의 백신 접종 이력 관리체계 구축이 가능해질 뿐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를 위한 고용량·면역증강 독감 백신 및 RSV 백신 등의 접종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