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인권위원장 “한국 사형 중단 30년 앞둬…유엔 사형폐지 의정서 가입 논의 필요”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 7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 제13차 전원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0일 제24회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을 맞아 “사실상 사형 폐지라는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인지, 법률과 제도의 변화로 이어갈 것인지에 관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유엔) 사형폐지 의정서 가입에 관한 논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사형 집행 중단 30년을 앞둔 우리 사회가 사형제도의 향후 방향에 대한 공론화와 제도적 검토를 보다 진전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 1997년 12월30일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안 위원장은 “지난 30년의 경험은 극형을 실제로 집행하지 않고도 사회의 안전과 형사사법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해 준 소중한 자산”이라며 “국제사회에서도 사형제 폐지를 향한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89년 12월 제44차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사형폐지 의정서(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선택의정서)는 사형 집행을 영구적으로 중지하고 폐지 절차를 마련하는 내용으로 독일·프랑스·호주 등 92개국이 서명한 국제인권조약이다. 인권위는 2005년 사형제 폐지 의견을 표명했고 2018년에는 정부에 사형폐지 의정서 가입을 권고했다.
안 위원장은 “사형은 일단 집행되면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 실제 우리 역사에서도 2007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같이 사형이 집행된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가 밝혀져 사법적 오판이었음이 확인된 비극적 사례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사형제 폐지 논의는 피해자 보호와 국민 안전의 과제를 소홀히 하지 않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피해자 권리 보호와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과 사형제 유지 문제는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국가의 4분의 3에 달하는 145개국이 법률상·사실상 사형을 폐지했다. 이 중 113개국은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제를 완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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