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형 감축경로’ 택한 탄소중립법, 매년 일정 비율로 온실가스 감축
2031년 이후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담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2년 만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204명 중 174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반대는 15명, 기권은 15명이었다.
개정안은 2031~2049년 중장기 NDC를 5년 단위 범위로 설정했다.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5년까지 53~61% 줄이고, 2040년까지는 69~80%, 2045년에는 84~90%까지 줄이도록 했다. 구체적인 목표치는 설정한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목표 범위의 하한은 매년 일정한 비율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선형 감축경로’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배출권거래제 등 온실가스 감축 관련 규제도 하한에 연동해 설계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사실상 선형 감축경로에 맞춰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기후특위) 소속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법안 제안설명에서 “기후시민들의 눈에는 오늘 의결하는 온실가스 감축경로가 많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 법안에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여야의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 담긴 선형 감축경로는 국회 기후특위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도출한 결론과 배치된다. 지난 4월 기후특위가 진행한 기후위기 대응 방안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대표단의 77.9%는 감축 부담을 미래에 넘기지 않기 위해 초기에 더 많은 양을 감축하는 ‘조기 감축경로’를 선택했다.
앞서 헌재는 2031~2049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경로가 법률에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할 우려가 있다며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31년 이후의 감축 목표와 경로를 탄소중립기본법에 담을 것을 주문했다.
헌재에 기후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당사자와 대리인단은 “선형 감축경로는 초기 감축 노력을 줄이고 감축 부담을 후반부로 미루는 방식”이라며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는 헌재 결정에 전혀 부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축경로를 조기 감축 방식으로 규정하고, 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미달분을 추가 감축할 수 있도록 하는 이행 점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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