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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 2026

성인 발달장애 범죄, 부모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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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발달장애인의 부모가 보호 책임을 다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방법이 있는지, 어떻게 해야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년 자폐성 장애인 아들이 낸 화재로 4억여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 김상현씨가 30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1-2부(재판장 곽형섭)는 보험회사가 김씨 부부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김씨 등은 항소심 변론에 앞서 성년 장애인 자녀의 자·타해를 막을 의무를 가족에게 지우는 현행법이 헌법에 맞는지를 판단해달라며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뒤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사건은 2023년 10월 당시 20대였던 김씨의 아들이 아파트 지하 쓰레기 분리배출장에 불을 지르면서 시작됐다. 보험사는 화재 피해에 대해 약 14억4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뒤 부모가 아들에 대한 보호·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구상금을 청구했다. 1심 법원은 지난 2월 아들을 정신건강복지법상 ‘정신질환자’, 부모를 같은 법상 ‘보호의무자’로 보고 김씨 부부가 약 4억3000만원의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인정했다.

근거가 된 조항은 보호의무자에게 정신질환자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아니하도록 유의할 의무를 부과한 정신건강복지법 40조3항이다. 2021년 대법원도 정신질환자의 모든 행동을 통제할 의무까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위해행동이나 동거·치료 상황 등을 토대로 타인을 해칠 구체적인 위험을 알고도 대비하지 않았다면 보호의무자가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1심도 이 법리를 따랐다. 김씨는 자폐성 장애인을 정신건강복지법상 정신질환자로 볼 수 없고, 새벽에 성년 자녀가 집 밖에서 방화할 것임을 미리 알 수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항소심에서는 성년 자녀를 부양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모에게 그 행동을 막을 법적 감독 의무까지 지우는 제도 자체를 문제 삼았다. 김씨 측 대리인단은 일반적인 성년 자녀의 부모에게는 자녀의 위해행위를 막을 의무가 없는데, 정신질환자로 분류된 성년자를 부양하는 가족에게만 별도의 감독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며 ‘사실상 연좌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이 성년 장애인의 사회활동을 지원할수록 부모가 손해배상 위험을 떠안게 돼, 자녀의 자기결정권 존중과 부모 자신의 법적 책임 회피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만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 측이 제출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확인했다며 추후 판단하겠다고 했다. 법원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받아들이면 정신건강복지법상 자·타해 방지 의무가 헌법에 어긋나는지 헌법재판소가 판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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