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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0, 2026

[사설] 동맹 신뢰 무시한 미국의 비자 보류·정보 배제, 당당하게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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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위해 마국행을 준비하던 정 의원의 비자 발급을 보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위해 마국행을 준비하던 정 의원의 비자 발급을 보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미 동맹에 연이어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국정감사 출장을 준비 중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자 발급을 보류하고, 국가정보원을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회의에서 배제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동맹국 주요 정치인의 공적 활동을 방해하고, 정보 공조를 제한하는 건 양국 간 신뢰를 허무는 중차대한 일이다. 정부는 미국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유감을 표하고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 의원은 당초 미주반 국감을 위해 출국하려 했으나 비자 발급이 보류되면서 유럽 재외공관을 감사하는 구주반으로 옮겨야 했다. 그동안의 국감 준비가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미 국무부는 “심사 중” 외에 뚜렷한 설명도 없다고 한다. 동맹국 국회의원이자 직전 집권여당 대표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일각에선 1989년 주한 미 대사관저 점거 농성 이력을 배경으로 거론한다. 이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수십 년 전 사건을 빌미 삼아 그를 공적 대표로 뽑은 한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양국 정보·안보 당국 간 공조 문제도 심상치 않다. 국정원은 지난 6월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해킹 대응을 위한 ‘제5차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해 “수개월 전 일부 오해가 있었으나 이미 지난 일”이라고 8일 해명했다. “현재 한·미 정보 당국 간 오해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5차 회의 배제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이다. 이 실무그룹 회의는 2023년 8월 한·미·일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출범한 정보 협의체로, 국정원은 4차 회의까지는 참석했다. 그런데 미국이 5차 회의에 돌연 국정원을 배제한 것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3월 북한 구성의 우라늄 농축시설 정보를 공개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사법주권 침해에 가까운 미 당국자들의 압박성 발언도 마뜩잖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연방 의원들은 정식 외교 채널을 무시한 채 쿠팡 사태에 대한 한국 국회와 사법 당국의 조사를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처우”라며 연일 압박하고 있다.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두 나라의 입장과 이해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잘못된 점과 불만이 있으면 공적 채널을 통해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게 동맹의 외교일 것이다.

동맹 관계는 상호존중의 원칙 위에서만 발전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비자 보류와 정보 배제의 이유를 밝히고 갈등이 지속되지 않도록 외교적 협의에 나서길 바란다. 혹여 뚜렷한 근거 없이 대미 투자 협상 등 양국간 여러 현안을 염두에 둔 압력성 의도라면 즉각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당당하게 대응하되, “문제가 없다”는 식 안이한 태도나 설명만으론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정치권도 외교안보 사안을 정쟁 소재로 삼는 건 문제 해결에도 국익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자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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