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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9, 2026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HRD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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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운영에서 컨설팅과 조직문화 혁신으로

기업의 HRD부서는 오랫동안 인재육성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시작으로 직급별 교육, 직무 전문교육, 리더십교육, 핵심인재 육성까지 다양한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교육 대상자를 선정하고, 강사를 섭외하고, 교재를 만들고, 교육장을 관리하는 일이 HRD의 주요 업무였다.

2가지 큰 변화가 일어났다. 2019년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물리적으로 한 장소에 모여 교육을 받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코로나19 이전의 집합교육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깨졌다. 물리적으로 모이지 못하니 원격 교육이 빈자리를 대체했으나, 집중도와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었다. 교육을 많이 실시한다고 조직의 역량이 높아지는 것은 아닌 단순 시혜성이라는 인식이다. 교육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더라도 현장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직원들의 역량 부족이 아닌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 조직장의 의사결정 지연, 부서와 개인 이기 등의 요인으로 성과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를 교육으로 해결할 수 없고, 하려 한다면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게 된다.

업무를 떠나 강의장에 모여 강사와 교재로 이루어지던 교육은 근본적인 혁신을 해야만 했다. 가장 먼저, HRD는 교육을 제공하는 부서에서 벗어나 조직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을 지원하는 부서로 변화해야 한다. 교육운영이 아닌 컨설팅과 조직문화 혁신을 주도하는 HRD가 되어야 한다.

첫째, 현업 부서와 인력에 대한 진단과 컨설팅을 강화해야 한다

현업에서 교육을 요청하면 곧바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 먼저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성과가 낮은 이유가 직무역량 부족인지, 목표 설정의 오류인지, 업무분장의 문제인지, 의사결정 구조나 시스템의 한계인지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업조직의 실적이 부진하다고 가정하자. 영업교육을 강화하기 전에 고객군별 매출, 영업활동, 거래처 이탈, 제품 경쟁력, 목표 설정의 적정성을 살펴야 한다. 분석 결과 고객 대응역량이 부족하다면 교육과 코칭을 실시할 수 있다. 반면 제품 경쟁력이나 가격정책이 문제라면 사업부의 다른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

인력 진단도 마찬가지다. 직무별 인력 규모와 역량 수준, 업무량, 핵심인력 의존도, 후계자 확보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HRD부서는 이러한 진단을 통해 교육이 필요한 영역과 조직 차원의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구분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현업 조직장과 현업 과제를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

HRD부서가 분석 결과와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업 조직장이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하고 실행을 책임져야 한다. 조직의 성과와 구성원의 행동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사람은 현업 조직장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임 팀장의 성과관리 역량을 높이려면 강의장에서 목표 설정과 피드백 기법을 가르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팀의 목표를 점검하고, 구성원별 성과 목표를 구체화하며, 면담과 피드백을 직접 실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HRD부서는 실습 도구와 코칭을 제공하고, 조직장은 현장에서 실행 결과를 점검한다. 이후 무엇이 개선되었고 어떤 어려움이 남았는지 함께 확인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기획 단계부터 현업 조직장을 참여시켜야 한다. 해결할 문제와 기대 행동, 성과지표를 공동으로 정하고 교육 이후의 실행계획까지 합의해야 한다. HRD부서와 현업이 함께 성과를 책임지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교육이 현장 변화로 이어진다.

셋째, 조직문화 진단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조직의 성과는 개인의 역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구성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지, 부서 간 협업이 원활한지,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지, 조직장이 적시에 의사결정을 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아도 조직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배운 내용을 활용하기 어렵다.

HRD부서는 설문조사만으로 조직문화를 진단해서는 안 된다. 구성원 인터뷰와 현장 관찰, 회의와 보고 방식, 의사결정 과정, 부서 간 협업 사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진단 결과는 구체적인 개선 과제로 연결해야 한다.

불필요한 보고 단계를 줄이고,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도록 하며, 실패 사례와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문화를 바꿀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구호나 캠페인이 아니라 실제 업무에서 반복되는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HRD부서는 조직문화 개선을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조직장과 함께 실행 상황을 점검하고 변화를 지속해야 한다.

넷째, 변화 촉진자를 선발하고 활용해야 한다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은 HRD부서의 노력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현장에서 동료에게 신뢰를 얻고 새로운 시도를 이끌 수 있는 변화 촉진자가 필요하다. 직급이 높거나 성과가 좋은 사람만을 선정하기보다 동료의 의견을 경청하고, 부서 간 협업을 이끌며, 새로운 방식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들에게 조직의 변화 방향과 과제를 충분히 설명하고,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도구와 권한을 제공해야 한다. 변화 촉진자는 동료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새로운 제도의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HRD부서와 공유한다. HRD부서는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우수 사례를 확산하며, 현장의 의견을 제도 개선에 반영해야 한다.

다만 변화 촉진자에게 본업 외의 부담만 주어서는 안 된다. 역할과 활동 범위를 명확히 하고, 조직장의 지원과 적절한 인정이 뒤따라야 한다. 변화 촉진자는 변화를 대신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변화에 참여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HRD의 역할 변화는 교육과정을 없애거나 교육운영을 소홀히 하자는 뜻이 아니다. 필요한 교육은 더욱 효과적으로 제공하되,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까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경영층은 HRD가 조직의 문제 해결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도록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HRD부서는 사업과 현장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조직장과 함께 실행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HRD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교육을 운영했느냐가 아니라,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현장의 무엇을 바꾸었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사람을 가르치는 부서에서 조직이 성장하는 환경을 만드는 부서로 거듭날 때, HRD는 비로소 경영의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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