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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1, 2026

여행지에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 그들은 왜 웃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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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한껏 부풀었던 비닐봉지가 어느새 쓰레기로 가득 찼다. 딱딱! 파도 소리 사이로 부딪히는 집게 소리 역시 경쾌하게 번졌다. 이른 아침 해변에는 햇살과 모래 그리고 쓰레기봉투를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이들은 도대체 청소하러 온 걸까, 여행하러 온 걸까. 정답은 둘 다다.

여기어때의 ‘쓰봉크럽’은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여행의 한 장면으로 탈바꿈했다. 2022년 시작해 지금까지 수거한 쓰레기만 10만ℓ가 넘는다. 올해는 행정안전부 ‘우리동네 새단장’ 캠페인과 손잡고 판을 키웠다. 박성민 행안부 자치행정과장과 김용경 여기어때 브랜드실장에게 이 실험의 속내를 물었다.

사진 왼쪽부터 김용경 여기어때 브랜드실장, 박성민 행정안전부 자치행정과장 / 사진 = 여기어때

사진 왼쪽부터 김용경 여기어때 브랜드실장, 박성민 행정안전부 자치행정과장 / 사진 = 여기어때

“깨끗하게 보존된 여행지가 있어야 서비스도 의미를 갖습니다.” 김 실장에게 쓰봉크럽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아름다운 자연과 매력적인 지역 문화, 이 두 자원을 지키지 못하면 여행 수요도 산업도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식은 이름처럼 유쾌하다. 청소를 친구와 떠나는 액티비티로 풀어냈다. 그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번거로운 숙제가 아닌 특별하고 재미있는 여행 방식으로 느끼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쓰봉크럽의 하루는 플로깅에서 끝나지 않는다. 강원 속초에서는 지역 음식과 해양 액티비티, 경남 창원에서는 마산어시장과 지역 예술, 충북 제천에서는 전통시장과 민화마을이 이어진다. 김 실장은 “우리가 왜 여행지를 청소하는지 답하고 싶었다”며 “보존한 자원을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즐기고 현지 경제에 활력을 더하는 선순환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같은 장면을 박 과장은 지역의 눈높이에서 바라봤다. 그가 먼저 꺼낸 단어는 지역소멸이다. 거창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때일수록 첫걸음은 가까이 있다고 했다. “내가 사는 지역을 알고, 관심을 갖고, 내 손으로 가꾸는 것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우리동네 새단장이 바로 그 출발점이다. 골목을 직접 쓸어보면 유흥가엔 담배꽁초가, 오래된 주택가엔 생활 쓰레기가 쌓이는 이유가 보인다. 공간이 달리 보이면 사람도 달리 보인다. 인사 없이 지나치던 이웃과 말을 섞고, 역할을 나누며 서로를 배려하게 된다. 박 과장이 말하는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의 시작이다.

물론 처음부터 자발성에만 기댈 순 없다. 지방정부와 주민자치회, 자원봉사단체가 참여 계기를 만들고, 그 경험이 쌓이면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우리 동네를 위해 내가 하는 일’로 바뀐다는 것이다.

박성민 행정안전부 자치행정과장 / 사진 = 여기어때

박성민 행정안전부 자치행정과장 / 사진 = 여기어때

그렇다면 왜 여기어때였을까. 박 과장은 ‘새로운 접점’을 이유로 꼽았다. 주민 중심 운동만으로는 더 다양한 국민을 만나기 어려웠는데, 쓰봉크럽은 환경정화를 의무가 아닌 ‘한번 해보고 싶은 여행 콘텐츠’로 바꿔놓았다. 정부의 지역 네트워크에 민간 플랫폼의 기획력과 확산력이 더해지면 기존 정책이 닿지 못한 참여층까지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 지역과 관광객은 무엇을 해야 할까. 김 실장은 지역에는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로컬 콘텐츠’와 쾌적한 환경을 주문했다. 경북 김천 김밥축제나 경남 거제의 ‘야호 신드롬’처럼 뚜렷한 방문 이유가 재방문을 부른다는 것이다.

관광객에게는 여행지가 누군가의 생활 터전임을 잊지 말라고 했다. 박 과장은 이를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여행 온 지역을 내 동네처럼 아끼는 마음입니다.” 작은 배려가 쌓이면 여행객에게는 더 좋은 경험이, 지역에는 오래가는 여행 문화가 남는다.

두 사람이 그리는 다음 장면은 ‘선한 영향력’의 확산이다. 박 과장은 성과를 행사 횟수나 참가자 수로만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역에서도 이런 방식이 가능하다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다만 하나의 프로그램을 전국에 똑같이 적용하진 않는다. 지방정부가 저마다 특색에 맞춰 스스로 모델을 만들고 이끌도록 우수 사례를 공유하며 판을 깔겠다는 구상이다.

김용경 여기어때 브랜드실장  / 사진 = 여기어때

김용경 여기어때 브랜드실장 / 사진 = 여기어때

김 실장의 시선은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을 향한다. 전 세계가 겪는 문제의 해답이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에 있다고 믿는다. 수거량보다 중요한 건 여행객이 스스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직접 참여해 효능감을 느끼는 일이다. 지역에는 여행객이 불청객이 아니라 환경과 문화를 지키는 이웃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박 과장은 “하나의 공식을 전국에 똑같이 적용하기보다 각 지방정부가 지역 특색에 맞는 모델을 스스로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협력 기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 역시 “여기어때의 브랜드 철학인 ‘놀라운 경험이 삶에 끊이지 않도록’에 발맞춰 건강한 여행 문화를 주도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주축으로서 쓰봉크럽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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