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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5, 2026

“서울 안 가도 완치 기회를…‘국산 CAR-T’로 꿈꾸는 지역 완결 암 치료”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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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건강한겨레 취재진을 만난 이경원 경상국립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역에서 20년 넘게 혈액종양내과 의사로 진료해온 입장에서 대형병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환자를 많이 봤다”며 국산 카티 치료제 도입으로 가능해진 ‘지역 완결형 카티 치료 체계’ 구축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진주/최승식 기획위원
지난달 21일 건강한겨레 취재진을 만난 이경원 경상국립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역에서 20년 넘게 혈액종양내과 의사로 진료해온 입장에서 대형병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환자를 많이 봤다”며 국산 카티 치료제 도입으로 가능해진 ‘지역 완결형 카티 치료 체계’ 구축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진주/최승식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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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주소나 우편번호가 치료 기회를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어느 지역에 살든 같은 기준으로 신속하게 평가받고, 필요한 치료를 적절한 시점에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서부 경남(진주, 통영, 거창, 순천, 광양 등) 인구 100만~150만 명의 중증 혈액암 진료를 현장에서 책임져온 이경원 경상국립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9월21일 건강한겨레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지역 환자들이 직면한 현실을 토로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혈액암 치료 성과를 크게 개선한 카티(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가 등장한 지 오래지만, 여전히 지역 의료 현장에선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설치와 운용에 큰 비용이 소요되는 시설 장벽과 수도권 대형병원 집중 현상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산 1호 카티 치료제 ‘림카토’(성분명 안발캅타젠오토류셀)가 등장하며 지역 거점병원도 고난도 카티 치료 센터로 기능할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산 카티 치료제 림카토의 제조·유통과정과 이를 통한 카티 치료제 공급 기간 단축 예상도. 큐로셀 제공
국산 카티 치료제 림카토의 제조·유통과정과 이를 통한 카티 치료제 공급 기간 단축 예상도. 큐로셀 제공

서울 갈 엄두 못 내는 지역 고령 환자들…“지역 대학병원이 유일한 생명선”

이 교수가 지역 의료 현장에서 만나는 혈액암 환자 상당수는 고령이거나 거동이 불편하고, 서울까지 보호자가 동행하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상경진료가 흔하다곤 하지만, 이들 환자에겐 지역 국립대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이 치료 기회를 만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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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역에서 20년 넘게 혈액종양내과 의사로 진료해온 입장에서 대형병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환자를 많이 봤다”며 “환자 상태가 좋지 않거나 고령인 경우, 거동이 불편하거나 돌봐줄 가족이 없는 환자에게는 지역 병원이 사실상 유일한 진료처”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경남 지역 환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치료받기 위해 자기 삶의 기반 전체를 수도권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 지역의 림프종이나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경상국립대병원은 가까운 곳에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병원”이라고 강조한다.

특히나 지역 환자들에겐 카티 치료제 같은 최신 항암치료를 받는 기회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카티 치료는 서울에 가서 주사를 한 번 맞고 돌아오는 치료가 아니라 진료와 검사, 세포 채취, 치료 일정 조정, 입원과 투여,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여러 차례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진료를 보더라도 카티 치료제 제조를 위한 세포 채취 대기 기간이 1~2개월까지 길어지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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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카티는 환자 한 사람을 위해 맞춤 제작하는 치료로, T세포 채취부터 유전자 조작 및 배양, 림프구 제거 항암치료와 투여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며 “이 과정마다 보호자가 동행하고 숙박비와 교통비가 발생하는 등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한다. 이어 그는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단순히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재발성·불응성 혈액암(림프종)의 특성상 진료 의뢰와 치료 일정이 늦어지는 대기 기간 사이에 병이 진행되거나 감염이 발생하고, 전신상태가 나빠지면서 카티 치료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이라며 “림프종은 그사이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제조 기간뿐만 아니라 의뢰부터 실제 투여까지 걸리는 전체 시간이 중요하다. 카티 접근성은 치료제가 허가돼 있는가가 아니라, 환자의 질환이 악화하기 전에 실제 투여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결 절차·국외 배송 없이 16일 만에 투약…‘지역 완결형 카티 치료 체계’ 구축 기대

이러한 지점에서 이 교수가 국산 카티 치료제 도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대전에 있는 공장에서 제조되는 림카토는 기존 카티 치료제가 국외 제조 및 수입에 의존했던 것을 벗어나 접근성과 활용성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환자 혈액에서 T세포를 채취한 뒤 치료제로 제조해 다시 환자 몸에 투약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약 16일 수준으로 크게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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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림카토는 치료기관에서 세포 채집 후 동결 과정 없이 냉장 상태로 국내 제조소로 배송되기에, 기존에 환자의 세포를 국외 제조소로 보내기 위해 진행해온 극저온 동결·해동 절차와 설비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이를 위해 기존에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지엠피(GMP,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시설 구축과 지속적인 유지·관리비가 투입돼야 하는데, 재정적 여유가 부족한 지역 병원 입장에서는 카티 치료제 도입을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국산 카티의 등장으로 이제 이런 구조적 한계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치료 효과 역시 우수하다. 투약 대상은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 후 재발하거나 불응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과 원발성 종격동 거대 B세포 림프종(PMBCL) 성인 환자로, 임상 2상 CRC01-01 결과에서 치료 반응률(ORR·객관적 반응률)과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비율(CR·완전관해율)은 각각 75.3%와 67.1%를 기록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전문적인 관리체계 안에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이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제도적 보완과 국가적 지원이 일부 병행된다면 ‘지역 완결형 카티 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역 거점 대학병원이 세포 채취와 투여, 고난도 중증 관리를 전담하는 핵심 센터로 기능하고, 주변 외곽 지역의 소형 병원들은 환자를 조기에 발굴해 거점병원으로 치료를 의뢰한 뒤 투여 후엔 사후 관리를 하는 연계 방식이다. 그는 “중앙과 지역 병원의 차이가 치료의 질 차이로 이어져선 안 된다”며 “지역 거점병원 내 카티 치료 교육과 인증, 전문인력과 병상 등을 제도적으로 지원해 지역 치료 기반이 마련된다면, 환자가 사는 곳이나 경제적 여건 때문에 치료 기회를 포기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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