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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 2026

[네팔 대홍수 현장 르포]사망자 1000명 넘어…카트만두 병원 벽 ‘실종 전단’ 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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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시신 수습 네팔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1일 네팔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 임시 본부에서 대홍수로 희생된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안치한 뒤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괴로운 시신 수습 네팔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1일 네팔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 임시 본부에서 대홍수로 희생된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안치한 뒤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홍수가 네팔을 덮친 지 일주일째인 1일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대학병원 앞 벽면은 두 종류의 사진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나는 실종자를 찾는 전단, 다른 하나는 신원을 알 수 없을 만큼 훼손된 시신의 모습을 담은 ‘유족 찾기용’ 사진이다.

미르바이 타망(23)은 리수와 티무르 지역에서 군인으로 근무하던 남동생 프라카시의 실종 전단을 붙이러 왔다. 미르바이는 “친척들이 동생을 찾으러 다녔지만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혹시나 동생을 아는 사람이 이곳을 지나갈까 싶어 인파가 많은 병원을 찾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미르바이가 전단을 붙이자 옆에 서 있던 무쿤다 바드(50)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은 뒤 곧바로 SNS에 올렸다. 무쿤다는 “나 역시 동생 가족이 사라져 매일 이곳을 찾는다”며 “조금이라도 널리 알려 실종자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전단 영상을 계속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벽에 더 전단을 붙일 자리가 없자 한 남성은 난간 위로 올라가 실종 전단을 붙였다.

시신 사진이 붙은 벽 앞에서 한 여성이 오열하며 주저앉았다. 주변 사람들이 겨우 부축해 일으켰다. 주변에서 “사진 속 시신의 옷차림과 체격이 실종된 여성의 아들과 비슷하다고 한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누군가는 살아 있다고 믿는 가족을 찾고, 다른 이는 죽은 가족을 찾는 참극이 한 공간에서 쉴 새 없이 벌어졌다.

인근 비르 병원 응급실 앞도 사정은 비슷했다. 응급실 앞을 서성이던 쿠마르 마가르(33)는 “통신이 먹통이라 생사를 알 길이 없어 가만히 기다릴 수가 없었다”면서 “훼손된 시신 사진 앞을 지날 때마다 두렵지만, 살아만 있어 달라고 기도하며 벽보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신을 실은 구급차는 끊임없이 병원을 드나들었다. 시신을 이송하던 병원 관계자는 “시신을 매일 화장터로 옮기고 있다”며 “수도로 들어오는 숫자가 전체 피해에 비하면 적은 편인데도 병원 인력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라고 했다.

병원을 떠난 구급차 한 대가 카트만두 동쪽 파슈파티나트 힌두교 사원 앞에 멈춰 섰다. 인도 갠지스강으로 이어지는 바그마티강변에 있는 사원 화장터다. 4개의 화장대에서 장례가 진행 중이었다. 매캐한 연기로 숨이 막히고 눈이 따가웠다. 유족들은 화장 전 짚을 덮고 꽃으로 장식한 시신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종소리와 함께 시신이 타올랐다.

트리샤 파틸(40)은 “친척이 구조돼 카트만두로 이송됐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며 “그래도 우리는 시신을 거둬 화장이라도 하지만, 주변에는 시신조차 찾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사원에서 25년째 가이드로 일하는 파르만 파델(50)은 “이곳 하루 최대 화장 규모가 50명 정도인데, 현재 화장터에 오는 시신의 절반 정도가 이번 홍수 사망자인 것 같다”며“카트만두에는 대략 5개의 화장터가 있는데 대홍수 후 쉬지 않고 화장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시신을 태워 영혼을 강에 띄워 보내는 화장은 네팔인들에게 거스를 수 없는 삶과 죽음의 순리다. 이에 반해 네팔인에게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은 영혼의 온전한 안식을 가로막는 행위로 여겨진다. 이번 대홍수로 훼손된 시신이 쏟아져 신원 확인이 불가능해진 데다 영안실마저 포화상태에 이르자, 네팔 당국은 부패를 막기 위해 시신들을 매장하기 시작했다. 파르만은 “이름도 없이 땅에 묻히는 것은 네팔인들에게 너무나 슬픈 비극”이라고 말했다.

네팔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섰다. 네팔 재난당국이 이날까지 집계한 대홍수 사망자는 최소 987명, 실종자는 3916명이다.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의 사망자 16명과 실종자 546명을 더하면 전체 사망자는 1003명, 실종자는 4462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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