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급 빌딩 기증합니다” 약속한 회장님…조건 단 하나라는데

이중근 유엔한국협회장 파격 제안
“한국전 참전국에 감사하고
국제 평화 중심축 도약해야”
서울에 유엔기구 유치 추진도
51년만의 공식 기념식 열려
국회선 국경일 입법 움직임
이중근 유엔한국협회장(부영그룹 회장)이 유엔데이(UN Day)가 국경일로 지정되면 서울에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버금가는 건물을 직접 지어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도운 유엔 참전국에 보답하고, 서울에 유엔 산하 기구들을 유치해 대한민국을 국제 평화와 번영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 회장은 2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81회 유엔의 날 기념식’에서 “오늘날 세계 경제 10위권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유엔에 감사를 표하고, 미래 세대가 유엔 참전·지원국과 외교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유엔데이의 국경일 지정을 제안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엔데이가 국경일로 지정된다면 서울에 뉴욕 유엔본부급 건물을 직접 건립·기증해 유엔 기구들을 유치하겠다”며 “은혜를 갚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이 국제 평화와 번영의 중심축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유엔데이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목표로 유엔이 창설·발족된 1945년 10월 24일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까지 법정공휴일이었다. 그러나 이후 남북한의 유엔 외교 경쟁과 국제 정세 변화 등으로 1976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날 기념식은 유엔의 날이 1976년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51년 만에 정부 차원 공식 행사로 진행됐다.
부영그룹은 용산과 한남동 등 서울 도심 곳곳에 대규모 개발 용지를 다수 확보하고 있어 이 회장 말에 무게가 크다. 대표적으로 옛 한남근린공원 용지 약 2만8000㎡를 보유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한국과 유엔이 함께한 80여 년 역사를 되짚었다. 이날 조 장관은 “6·25전쟁 당시 22개 유엔 참전국의 헌신과 전후 유엔의 지원이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엔 가입 35주년을 맞은 한국이 이제는 유엔의 3대 축인 평화·안보, 개발, 인권에 기여하는 국가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매년 10월 24일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국경일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회장은 같은 해 9월 국민 42만명이 동참한 ‘유엔데이 국경일 지정 서명부’를 국회에 전달했다.
이 회장의 유엔 참전용사 예우 활동은 10여 년 전부터 이어졌다. 2015년에는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 높이 2.7m 유엔 참전국 기념비 23개를 건립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했다. 한국을 포함한 참전국별 상징 작품과 승리의 상징인 월계관 등을 새긴 기념물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과 조 장관을 비롯해 이종찬 광복회장, 정대철 헌정회장, 신상태 재향군인회장 등 정부·국회 관계자와 주한 외교단, 국제기구 대표 등 약 350명이 참석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 축사를 보냈다.
이날 유엔한국협회를 비롯해 광복회, 대한민국 헌정회,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새마을운동중앙회, 대한노인회 등 6개 단체는 ‘10월 24일 유엔데이, 평화의 역사를 미래 세대에 전하는 일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공동 캠페인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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