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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 2026

‘싫어증’ 고객 어떻게 잡냐고요?…일단 출시해보고 고쳐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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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7 트렌트코리아’ 김난도 명예교수
콘텐츠홍수에 소비자 쉽게 권태 느껴
완벽주의 대신 사용자 반응따라 수정
AI시대, 결과물 골라내는 안목이 중요

김난도 교수 [김재훈 기자]

김난도 교수 [김재훈 기자]

골프에도 권태기가 온다. 이른바 ‘골태기’다. 그럴 때 사람들은 골프를 그만두는 대신 새 골프채를 사고 옷을 바꾼다. 변화를 주면 다시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사람들은 권태로워지면 무언가를 구매하고 바꾼다”고 말했다. 싫증이 또 다른 소비를 부르는 시대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의 첫 키워드로 ‘권태사회’를 꼽은 이유다. 나머지 키워드는 △라이프 ROI(Return On Investment) △폼팩터 시프트 △해봄경제 △저장인류 △바이브 워킹 △리:텐션 전략 △휴먼엣지 △하프시그널 △안목자본이다.

30일 신간 출간을 앞두고 최근 서울 관악구 트렌드코리아컴퍼니에서 만난 김 교수는 처음부터 권태사회를 첫 키워드로 생각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지루함은 새로 생긴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정한 열 가지 키워드를 펼쳐놓고 보니 여러 소비 변화의 출발점에 권태가 있었다.

그는 “예전에는 단순히 ‘할 게 없다’는 생각에 권태를 느꼈다면 지금은 ‘더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에 권태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런 차이를 만든 것은 스마트폰이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을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면서 책 한 권을 읽거나 영화 한 편에 집중하기 어려워졌다. 보던 영상이 조금만 지루해져도 곧바로 화면을 넘긴다. 김 교수는 강한 자극에 익숙해진 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간극을 ‘자극의 낙차’라고 불렀다.

소비자의 싫증은 기업에도 숙제다. 익숙한 브랜드가 지겨워지면 고객은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기업이 제품의 형태와 사용법을 바꾸는 것도 관심을 붙잡기 위해서다. 비타민 알약은 삼키고 샴푸는 액체 형태로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피부에 붙이는 비타민 패치와 물에 적셔 쓰는 샴푸 타일을 내놓는 식이다. 제품의 모양과 사용하는 동작을 함께 바꾸는 폼팩터 시프트다. 기능이 비슷해도 쓰는 방식이 달라지면 소비자에게는 다시 눈여겨볼 이유가 생긴다.

새 고객을 찾는 것만큼 기존 고객을 붙잡는 리:텐션 전략도 중요해졌다. 김 교수는 “권태는 물건을 파는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기회이면서 커다란 위기”라고 했다. 변화를 원하는 사람에게 새 제품을 팔 수도 있지만 그가 경쟁사로 떠날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김난도 교수 [김재훈 기자]

김난도 교수 [김재훈 기자]

변덕스러운 고객이 원하는 바를 기업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김 교수가 강조한 키워드는 해봄경제다.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 몰두하기보다 일단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일본 자동차 업체와 중국 전기차 업체의 제품 개발 방식을 비교했다. 일본 업체들이 엄격한 품질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수정에 수정을 더해 출시한다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빠르게 시장에 선보이고 고객 의견을 반영해 개선해간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완벽한 제품이 나올 때까지 출시하지 않는다. 중국은 일단 출시해보고 계속 개선시켜 나간다”고 말했다.

제품 출시 전에는 아무리 공을 들여도 고객이 실제 사용하며 어떤 불편함을 느낄지 예상할 수 없다. 김 교수는 “제아무리 훌륭한 사업 계획이나 마케팅 전략을 세우더라도 시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순간 무너진다”며 사용자의 반응을 살피고 고쳐 나가는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자와 소통하며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웹툰과 웹소설도 비슷한 사례다. 처음부터 완결된 작품을 선보이는 대신 몇 화씩 공개하며 댓글을 살핀다. 그래야 어떤 인물과 장면에 독자가 호응하는지 알 수 있고 이를 이후 전개에 반영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하고 시험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의 발달이 있다. 김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7’의 열 가지 키워드에 AI가 없지만 여러 변화의 바탕에 깔려 있다고 봤다. 일상에 자리 잡은 무선통신이 별도의 트렌드로 불리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누구나 AI로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시대에는 가치를 발견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골라내는 안목자본이 중요해진다. 그는 “먼저 시도하고 고객의 반응을 살핀 뒤 안목을 발휘해 고쳐 나가는 사람과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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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소비자들이 권태를 느낄 때 새로운 제품이나 패션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경향을 설명하며, 이를 ‘골태기’라고 명명했다.

그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싫증을 이겨내기 위해 제품 형태를 변형하고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하여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빠르게 적응하고 개선하는 능력이 기업의 성공에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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