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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 2026

얼마나 빨리 걸어야 오래 살까…‘시속 4.8㎞’에 담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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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핵심은 기록 경쟁이 아니다.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자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속도로 걷는 것이다. pexels

걷기의 핵심은 기록 경쟁이 아니다.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자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속도로 걷는 것이다. pexels

걷기는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그런데 걷는 ‘거리’나 ‘시간’만큼이나 속도도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미국 건강정보 매체 베리웰헬스는 건강한 성인의 걷기 속도로 시속 3마일(약 4.8㎞)을 소개하면서, 걷는 속도가 단순한 운동 강도를 넘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2024년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미국 성인의 신체활동과 기대수명을 분석한 이 연구에서는 가장 활동적인 사람들의 하루 신체활동량과 걷기 속도를 바탕으로, 활동량이 적은 사람이 하루 약 111분을 시속 3마일 정도의 속도로 추가로 걸을 경우 이론적으로 기대수명이 약 11년 늘어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숫자를 “매일 111분씩 시속 4.8㎞로 걸으면 11년을 더 산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연구에서 여러 사람의 신체활동량과 기대수명의 관계를 바탕으로 계산한 통계적 추정치이기 때문이다. 걷기 속도만으로 수명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왜 걷는 속도가 건강과 관련이 있을까. 걷는 속도는 다리 근력과 균형감각, 심폐기능, 신경계의 협응 능력 등 여러 신체 기능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걷는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지는 것은 근력이나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실제로 걷는 속도와 사망 위험의 관계를 살펴본 여러 연구에서 일관된 연관성이 관찰됐다. 2024년 발표된 또 다른 결과도 13개 연구, 약 53만 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걷는 속도가 가장 빠른 집단은 가장 느린 집단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43% 낮았으며, 보행 속도가 초속 0.1m 증가할 때 전체 사망 위험이 약 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무조건 오래 산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연구들은 걷는 속도와 건강 결과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속도를 억지로 높이면 수명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더 빠르게 걸을 수 있고, 반대로 질병이나 근력 저하가 있는 사람은 걷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는 보행 속도를 노인의 신체기능을 평가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4m 정도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보행 속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초속 1m, 즉 시속 3.6㎞보다 느린 경우에는 낙상 위험 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그렇다면 시속 4.8㎞를 목표로 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시속 4.8㎞는 평소 걷기보다 약간 빠른 ‘활기찬 걷기’의 한 가지 참고점으로 보는 것이 좋다. 이 속도는 자신의 평소 속도보다 조금 빠르게 걸으면서 숨이 약간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라면 중강도 운동에 해당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도 중강도 신체활동을 ‘심장 박동이 조금 빨라지고 호흡이 약간 가빠지는 정도’로 전한다.

한국의 성인에게 권장되는 운동량은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 150~300분이다. 근력운동도 주 2일 이상 하는 것이 권장된다. 65세 이상도 기본적인 유산소 운동 권고량은 같지만, 개인의 체력과 신체기능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따라서 걷기를 시작한다면 처음부터 ‘시속 4.8㎞’라는 숫자를 맞추기보다 현재보다 조금 빠르게, 그리고 꾸준히 걷는 것이 현실적이다. 평소 산책하듯 걷던 사람이라면 팔을 자연스럽게 흔들면서 보폭과 속도를 조금 높이고, 10~20분 정도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특히 중장년층에서는 다른 사람과 속도를 비교하기보다 내가 예전보다 지나치게 느려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예전에는 가볍게 걸었던 길에서 자꾸 뒤처지거나, 횡단보도 신호 안에 건너기가 어려워지거나, 의자에서 일어난 뒤 걷기 시작하는 것이 눈에 띄게 힘들어졌다면 단순한 ‘나이 탓’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걷기실천율은 49.7%였다. 여기서 걷기실천은 최근 1주일 동안 한 번에 10분 이상, 하루 총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경우를 뜻한다.

걷기의 핵심은 기록 경쟁이 아니다.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자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속도로 걷는 것이다. 오늘 걷는 속도가 몇 ㎞인지 확인해보는 것보다 지난해의 나보다 걷는 속도가 지나치게 떨어지지는 않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장년층의 건강 관리에는 더 유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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