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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 2026

고위험 알래스카 사업, 팩트시트엔 ‘검토’인데 트럼프는 ‘확정’…한국 선택지 좁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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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알래스카 사업, 팩트시트엔 ‘검토’인데 트럼프는 ‘확정’…한국 선택지 좁아지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대한 한국의 540억달러 투자를 확정적으로 발표했지만, 정작 한·미 양국이 합의한 공식 문서에는 ‘검토 착수’라고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LNG 투자를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양국이 합의한 ‘상업적 합리성 검토 후 판단’이라는 절차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을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가 1일 공개한 한·미 공동 팩트시트의 국문본을 보면 양국은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하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명시했다.

팩트시트의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사업을 발표하면서 알래스카 LNG를 약 540억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제시했다. 그는 “마침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도 추진하게 됐다”며 “이 사업은 즉각 최대 1만2000개의 건설 일자리와 1000개의 운영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알래스카 가구당 에너지 비용을 연간 최대 1500~2200달러까지 절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기정사실화식 발표’는 미·일 협상 과정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지난해 7월 미국과 일본의 무역협상 타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우리와 알래스카에서 LNG 합작사업을 구성하고 있다”며 “이제 그 계약을 맺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그런 계획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고, 도쿄가스도 합작사업 참여 사실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부터 한국과 일본의 알래스카 LNG 참여를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지난해 3월 재집권 후 첫 의회 연설에서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거론하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각각 수조달러가 투자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구체적으로 합의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알래스카 북단 노스슬로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까지 옮긴 뒤 액화해 아시아로 수출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막대한 사업비에 더해 일부 구간은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 속에서 공사를 진행해야 해 경제성 논란이 오랫동안 따라다녔다. 엑손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코노코필립스가 사업에 참여했다가 2016년 철수했고, 중국도 2017년 공동개발에 합의했지만 2년 뒤 무산됐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애초 이 사업을 ‘하이 리스크(고위험) 사업’으로 평가하며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미·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LNG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도 에너지 안보 측면의 ‘전략적 필요성’을 함께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제시한 유인책도 영향을 미쳤다. 공동 팩트시트에는 미국이 한국 벤더와 공급업체의 참여를 지원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경제성이 확보되는 가격으로 LNG 구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한편 한국에 알래스카 LNG에 대한 우선적 접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럼에도 김 장관은 지난달 22일 “상업적 합리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안정적 가스 공급망 확보라는) 전략적 이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사업성을 높일 조건을 미국과 추가로 협의한 뒤 최종 투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한국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한국 정부가 투자를 거부할 수 있을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처지는 비슷한 듯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도 알래스카 LNG 투자 참여를 거듭 요구하고 한때 미·일 합작사업까지 성사된 것처럼 발표했지만, 일본 정부와 기업은 사업성을 따져보겠다며 거리를 뒀다. 일본 정부는 컨설팅업체 우드매켄지에 사업 타당성 검토를 맡기는 등 별도의 경제성 검증에도 나섰다.

일본 기업들이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 JERA와 도쿄가스는 알래스카 LNG가 실제 건설될 경우 합계 연 200만t을 구매하는 내용의 예비계약을 맺었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일본 측 참여는 조건부 LNG 구매가 중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직접 투자나 합작사업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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