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메시, 21년 정들었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은퇴 선언 “지금이 떠날 때, 더 이상 낼 힘이 없다”
리오넬 메시. 로이터연합뉴스
월드컵 우승 1회와 준우승 2회, 코파 아메리카 우승 2회, 그리고 A매치 207경기 125골.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21년 동안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남긴 발자취다. 숱한 좌절과 눈물 끝에 조국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까지 안겼던 메시가 이제 대표팀과 작별한다.
메시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가대표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결승전이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 많은 고민 끝에 은퇴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며 “가슴이 아프고 또 아픈 결정이지만 지금이 떠날 때임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모든 순간을 사랑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며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이제 더 이상 낼 힘이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역사를 새로 쓴 채 떠난다. 2005년 성인 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A매치 207경기에서 125골을 터뜨렸다. 출전과 득점 모두 아르헨티나 역대 1위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키스하는 리오넬 메시. AFP연합뉴스
월드컵에는 2006년 독일 대회부터 올해 북중미 대회까지 6회 연속 출전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준우승했고, 2022년 카타르에서는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마지막 대회인 올해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결승까지 진출해 준우승했다.
대표팀에서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는 4개다. 2021·2024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두 차례 남미 정상에 올랐고, 2022년에는 피날리시마에서 우승했다. 그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가 그토록 기다렸던 세계 정상까지 정복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정상에 올랐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21년 동행이 영광으로만 채워졌던 것은 아니다. 클럽에서는 일찌감치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지만 대표팀에서는 좀처럼 우승하지 못하면서 비판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2007년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브라질에 졌고, 2014년 월드컵 결승에서는 독일에 0-1로 패했다. 2015년과 2016년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2년 연속 칠레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2016년 결승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뒤에는 충격 속에 대표팀 은퇴까지 선언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준우승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리오넬 메시. AP연합뉴스
팬들의 만류 속에 다시 돌아온 메시에게 반전이 찾아온 것은 2021년이었다.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숙적 브라질을 1-0으로 꺾으면서 지긋지긋했던 성인 대표팀 메이저대회 무관에서 벗어났다. 그로부터 1년 뒤에는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맞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7골을 몰아친 메시는 프랑스와 결승에서도 두 골을 넣었다.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를 꺾고 1986년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정상에 섰다. 메시는 2014년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월드컵 골든볼까지 거머쥐었다.
월드컵 우승으로 대표팀에서 풀어야 할 마지막 숙제까지 끝낸 뒤에도 메시는 멈추지 않았다. 2024년 코파 아메리카 2연패에 힘을 보탰고, 39세를 앞두고 출전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다만 대표팀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지는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스페인에 0-1로 패하면서 월드컵 2연패가 좌절됐다. 그렇게 메시의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이 끝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대표팀과의 작별을 선택했다.
메시는 “지난 20년 동안 보내주신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경기장 안에서 여러분의 함성을 듣던 순간들이 너무나 그리울 것”이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이제 나는 여러분과 같은 한 사람의 팬으로서 밖에서 영원히 대표팀을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꿈같은 순간들을 선물할 수 있어 마음 깊이 안도하며 자부심을 갖고 떠난다”며 “여러분과 함께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어 참으로 행복했다.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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