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적, 취급받던 ‘버터’ 다시 뜨는 이유는?
프리픽
한때 건강의 적으로 취급받던 버터가 다시 식탁 한가운데로 돌아오고 있다. 단순히 빵에 발라 먹는 수준도 아니다. 고급 버터를 수집하고, 버터를 치즈처럼 후식으로 내고, 버터를 예술 작품처럼 조각하는 현상까지 등장했다. 프랑스 파리에는 아예 버터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게도 생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세계로 번지고 있는 버터 열풍을 조명했다. 프랑스 파리 8구에 문을 연 ‘르 버터’는 버터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이다. 가게에는 50종의 버터가 진열돼 있고, 마늘·라즈베리·초콜릿 등을 넣은 버터를 시식할 수도 있다. 문을 연 지 두 달 만에 매장 앞에 대기용 벤치와 줄을 관리하기 위한 차단막까지 설치할 정도로 손님이 몰렸다. 또 다른 파리의 식료품점에서는 무려 150종의 버터를 판매하는 등 버터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파리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한 회원제 클럽은 올해 ‘버터 소믈리에’를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냈다. 버터 종류를 선별하고 직원들에게 버터를 교육하는 역할이다. SNS에서는 버터를 치즈처럼 접시에 올려 빵과 함께 즐기거나, 버터 자체를 음식 장식물처럼 사용하는 모습도 확산하고 있다.
버터를 둘러싼 분위기가 달라진 배경에는 최근 몇 년 사이 확산한 ‘초가공식품’에 대한 경계가 있다. 가공을 최소화한 음식, 전통적인 조리법, 재료가 단순한 음식을 찾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버터도 다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이다.
버터는 우유에서 분리한 크림을 휘저어 지방을 모으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름을 알기 어려운 여러 성분이 들어간 가공식품보다 ‘우유에서 나온 지방’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영국심장재단 영양사 트레이시 파커는“ 버터가 초가공식품을 경계하는 흐름과 맞물려 ‘자연적인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버터를 다시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식물성 기름과 동물성 지방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는 카놀라유·대두유·옥수수유 등 이른바 ‘씨드 오일(seed oil·종자유)’을 가공식품과 함께 묶어 건강에 해롭다고 보는 주장이 확산했다. 버터나 소기름처럼 가공이 적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동물성 지방을 선호하는 움직임도 이런 흐름과 맞물렸다.
하지만 버터가 다시 유행한다고 해서 건강에 대한 의학적 평가까지 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2026년 식생활 지침에서도 버터처럼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보다 카놀라유·콩기름·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이 많은 식물성 기름을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포화지방 섭취를 전체 에너지의 10% 이하로 제한하고, 포화지방을 다가불포화지방이나 단일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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