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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 2026

의식주·의료 붕괴에 감염병 조짐…“감옥 갇힌 채 굶어 죽게 방치된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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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지나 타망(26)은 4개월 된 아들과 함께 네팔 대홍수에서 살아남았다. 안도할 겨를도 없이, 아들의 고열이 시작됐다. 대피소를 찾은 보건소 직원들이 약품 목록을 적어 건넸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약을 살 돈도, 문을 연 약국도, 약국까지 갈 길도 사라졌다. 타망의 아기는 임시 대피소에 마련된 침대 시트 위에서 울고만 있다고 지난달 31일 네팔 카트만두포스트가 전했다.

지난달 26일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일대를 휩쓴 홍수는 살아남은 이들의 일상까지 송두리째 앗아갔다. 생존자들은 기본적 의식주는 물론 전기·의료·교통·통신 등 생활에 필요한 각종 자원과 시설을 모두 잃었다. 이들은 언제 또 다른 빙하가 무너질지, 고인 물이 넘쳐흐를지, 산사태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아침을 맞고 있다. 홍수가 쓸어가버린 사회안전망의 공백에서 이들은 더 심각하고 절박한 ‘두 번째 재난’에 직면해 있다.

보건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됐다. 만성질환자들은 생존 위기를 겪고 있다. 트리슐리 바자르에 사는 레카 데비 고사인은 홍수 후 평소 복용했던 당뇨·고혈압·갑상샘 질환 약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세간살이가 떠내려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약을 챙길 여유는 없었다. 일평균 700명이 찾던 트리슐리 병원은 환자 수가 5~10명으로 줄었다. 환자에게 줄 약이 없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교량과 도로가 끊어져 병원에 갈 방법이 마땅치 않다.

감염병 위험은 고개를 들고 있다. 현지 보건당국은 이 일대에서 바이러스성 발열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타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타망이 머무는 임시 대피소는 초등학교 건물에 마련됐는데, 교실 한 곳에 30여명이 묵고 있다. 화장실이 두 곳뿐이라 대부분 건물 밖에서 용변을 본다. 상수도관이 유실되며 마실 물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들 중 일부가 극심한 설사 증상을 보이고 있다. 수습되지 않은 시신과 동물 사체는 감염병 확산 위험을 키우고 있다.

구호품은 적시에 전달되지 않고 있다. 라수와의 농촌 주민 펨바 람무 타망은 모아둔 쌀과 렌틸콩이 바닥을 보이지만, 이날까지 아무 구호품을 받지 못했다. 헬기 소리와 함께 부풀었던 희망이 헬기가 멀어지는 소리와 함께 절망으로 변하는 경험을 근 1주일 이어온 그는 “마치 누군가 우릴 감옥에 굶어 죽게 내버려둔 것 같다”고 현지 매체 온라인카바르에 말했다.

2차 홍수 우려는 생존자들의 심리를 뒤흔들고 있다. 생존자 심리 상담을 하는 고팔 보하라는 어른들은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화들짝 놀라거나 겁을 먹고, 아이들은 홍수가 다시 왔다며 울면서 잠에서 깬다고 전했다.

일부 희생자 시신은 안치할 곳이 없어 장례는커녕 신원도 파악되지 않은 채 숲에 묻히고 있다. 치트완 구조당국은 수습된 272구의 시신 중 199구의 시신에서 DNA 정보를 채취한 뒤 매장했다고 밝혔다. 포카라 지역에서는 ‘1003번 시신’을 두고 서로 다른 유가족들이 자신들의 가족이라며 DNA 검사를 요구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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