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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1, 2026

“결국 빚 안 갚은 사람만 신났나”…부실채권 소각에 성실 채무자 ‘허탈’ [금융가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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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금융소비자네트워크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부실채권 문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채무자의 압류통지서와 부실채권 등을 소각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4월 금융소비자네트워크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부실채권 문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채무자의 압류통지서와 부실채권 등을 소각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은행권이 장기간 회수하지 못한 대출채권을 잇달아 소각하고 있다. 채무자가 갚아야 할 빚을 은행이 없애주는 것이다. 금융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다는 취지지만 성실하게 빚을 갚은 차주와의 형평성 논란도 뒤따른다.

최근 하나은행은 청년과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 5738명의 장기연체채권 1343억원을 소각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도 5225명을 대상으로 2218억원을 소각했다. 올해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소각한 채권은 총 3561억원으로, 수혜자는 중복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연인원 기준 1만963명이다.

다른 금융그룹도 장기연체채권 정리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채권 소각뿐 아니라 원금 감면, 상환기간 연장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출범시킨 새도약기금도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해 상환능력에 따라 소각하거나 채무를 조정하고 있다.

은행은 왜 받을 돈을 포기하는 걸까 채무자는 어떤 혜택을 받고, 사회 전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채권을 소각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A. 은행이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권리를 없앤다는 의미다. 채무면제를 수반하는 소각이라면 차주는 해당 빚을 갚을 의무에서 벗어난다. 다만 회수하기 어려운 대출금을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대손상각’과는 다르다. 대손상각을 했더라도 채무자의 빚은 남아 있을 수 있다.

작년 12월 새도약기금 소각식 [연합뉴스]

작년 12월 새도약기금 소각식 [연합뉴스]

Q. 빚이 사라지면 신용불량 기록도 지워지나.

A. 해당 채무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사라지고 그 빚을 이유로 한 추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신용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신용점수가 즉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연체 이력이나 다른 채무가 남아 있다면 신규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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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은행은 수천억원씩 손해를 보는 것인가.

A. 소각 규모만큼 새로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상 채권은 대부분 장기간 회수하지 못한 부실채권이다. 은행이 이미 대손충당금을 쌓거나 회계상 손실로 처리한 경우도 많다. 향후 회수할 수 있었던 돈까지 포기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비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Q. 빚을 없애주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이득인가.

A. 상환능력을 상실한 사람을 계속 추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채무자는 압류와 추심 부담을 덜고 경제활동에 복귀할 기회를 얻는다. 이들이 다시 소득을 얻고 소비에 참여하면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효과는 채무자의 경제활동 복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 명동 거리 한 가게 앞에 붙은 임대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명동 거리 한 가게 앞에 붙은 임대 안내문 [연합뉴스]

Q. 한국에서만 채권을 소각하는 것인가.

A. 아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빚을 감면하거나 면제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빚을 감면하거나 탕감하는 일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 면제된 채무가 과세 대상 소득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영국에는 소득과 재산이 적은 채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채무구제명령(DRO) 제도가 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통상 12개월간 상환 의무가 유예되고 이후 대상 채무가 면제된다.

사진설명

Q. 성실하게 빚을 갚은 사람만 손해 보는 것 아닌가.

A. 채권 소각을 둘러싼 핵심 논란이다. 생활비를 아껴가며 대출금을 갚은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빚을 갚지 않고 버티면 언젠가 탕감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할 경우 일부 차주가 고의로 상환을 미루는 ‘도덕적 해이’도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실직이나 질병, 사업 실패 등으로 상환능력을 잃은 사람까지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결국 상환능력이 있는데도 갚지 않는 사람과 실제로 갚을 수 없는 사람을 얼마나 정확히 구분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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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톺아보기]
금융가 톺아보기는 금융사들의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소소하지만 독자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골라 전달합니다.

하나금융지주

086790 KOSPI

124,300 ▼ 3.57%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하나은행이 청년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장기연체채권 1343억원을 소각했습니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총 3561억원 규모의 채무 면제를 진행하며 취약계층의 재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대규모 채권 정리와 맞물려 성실 차주와의 형평성 및 도덕적 해이 논란에 시선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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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장기간 회수하지 못한 대출채권을 소각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기 위한 조치로 보고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청년과 고령층을 포함한 5738명의 장기연체채권 1343억원을 소각했으며, 올해 두 차례 소각한 채권은 총 3561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채권 소각은 상환능력을 상실한 채무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성실하게 빚을 갚은 사람들과의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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