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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ugust 19, 2026

뜯긴 도로, 진흙탕 점포…“어디부터 손댈지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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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치우는 수밖에…주민들 구슬땀 자원봉사자들이 18일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미용실에서 흙탕물을 쓸어내고 있다. 거제 | 김정훈 기자

일단 치우는 수밖에…주민들 구슬땀 자원봉사자들이 18일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미용실에서 흙탕물을 쓸어내고 있다. 거제 | 김정훈 기자

복구 작업 돌입한 거제 도심
집기류 꺼내고 바닥 진흙 퍼내
학교·터미널엔 장병 대민지원
대피소 새벽 피신한 90여 주민
얇은 옷차림, 휴대전화가 전부
“놀라 대피…서로 챙기며 버텨”

“카메라에다 컴퓨터까지, 혹시 쓸 수 있는지 말려보려고요.”

18일 경남 거제 옥포동에 있는 한 사진관. 사진관 대표 이모씨(70대)는 사흘 새 9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가게로 들어찬 흙탕물에 침수된 인화장비와 컴퓨터를 마른 천으로 하나하나 닦아내고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지원 인력이 없어 이씨 홀로 복구 작업 중이었다. 그는 “컴퓨터 본체는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고가 인화설비가 다시 가동할지는 알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사진관 문을 언제 다시 열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폭우가 쓸고 지나간 거제 옥포동·장평동·고현동에는 물살이 남긴 흔적이 가득했다. 일부 점포는 유리창이 깨졌고, 도로 곳곳에는 수압을 이기지 못해 뜯겨 나간 아스팔트 조각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주민과 상인들은 비가 잠잠해진 전날부터 대야와 삽을 들고 점포 바닥에 남은 진흙을 긁어내며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옥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모씨(60대)는 “16일 밤부터 물이 역류하면서 무릎 높이 이상으로 차올라 물품이 전부 젖었다”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지만 일단 치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 지하 1층 노래주점 주인 황모씨(50대)도 “물이 순식간에 차올라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며 물에 잠겼던 집기류를 밖으로 꺼내 정리했다.

산사태와 침수로 집을 떠난 주민 90여명은 옥포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모였다. 이들은 휴대전화 등으로 기상 상황과 복구 소식을 확인했다. 급히 피신하느라 얇은 옷차림에 휴대전화만 챙겨 나온 이들이 대다수였다.

교육 현장도 피해를 봤다. 장평동 장평초등학교는 본관과 유치원, 운동장, 급식소 등이 침수됐다. 39보병사단 장병 90명이 대민 지원을 나와 복구를 도왔다. 군 관계자는 “학교뿐 아니라 인근 고현동 고현버스터미널에도 복구 지원병들이 투입됐다”며 “복구하는 데는 일주일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은 개학 전까지 복구가 지연될 경우 대체급식과 인근 학교를 활용한 긴급돌봄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통영에 있는 서호동 서호전통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철물가게 주인 송모씨(50대)는 “침수로 철물 자재들이 녹슬면 전부 못 쓰게 된다”며 “일일이 꺼내서 씻고 말리고 있다”고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60)도 “냉장고, 밥통 등이 모두 물에 잠겨 장사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에는 지난 17일 하루에만 비가 654.3㎜ 쏟아졌다. 1972년 1월24일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거제 일강수량 신기록이다. 한국 전체로 따져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호우 피해 신고는 주택·도로 침수와 수목 전도 등 총 259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2352건이 거제, 통영 등 경남에 집중됐다. 인명피해는 사망 1명, 부상 4명이다.

국가유산도 폭우를 피해가지 못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통영 김상옥 생가’ ‘통영 구 대흥여관’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통영 황리공소’ ‘통영 소반장 공방’ 등에 대한 피해 신고를 접수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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