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실패했지만 ‘독일 극우당’ 역사적 승리…극우 집권 막는 ‘방화벽’ 원칙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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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독일대안당)이 작센안할트주 주의회 선거에서 약 44%를 득표하는 ‘역사적인’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주정부 집권에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극우 세력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유지해 온 이른바 ‘방화벽’이 작동할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각) 작센안할트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독일대안당은 43.8%를 얻어 주의회 전체 의석 83석 가운데 39석을 확보했다. 단독 집권에 필요한 과반 42석에 3석 모자란다. 2위인 중도우파 기독민주연합(CDU)은 17.2%, 3위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은 9.3%, 4위 녹색당은 8.9%, 5위 좌파당은 8.6%를 확보해, 각각 8석씩을 확보했다. 극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은 5.3%로 5석을 차지했다. 1위당 득표율이 2~5위 당의 득표율과 맞먹는 것으로, 독일 주의회 선거에서 보기 드문 일방적 승리다. 독일대안당 주총리 후보 울리히 지크문트는 개표 직후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를 되찾고 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독일대안당 공동대표 앨리스 바이델도 “매우 분명하게 통치하라 는 위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옛 동독 지역에 속한 작센안할트는 인구 약 230만명으로, 독일 인구의 2.3%가 거주하는 작은 주다. 하지만 독일대안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동부 독일 민심의 풍향계로 꼽힌다.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는 정당 투표와 개인 투표를 결합한 혼합비례 투표제 방식이다. 정당 투표로 전체 의석을 배분한 뒤, 정당별 지역구 당선자로 채우고, 남은 의석은 주명부 순번대로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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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대안당은 경제 불안과 생활비 부담, 이민과 치안 문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피로감 등 기존 정치권에 대해 쌓인 시민들의 불만을 폭넓게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78%에 달하는 기록적인 투표율 속에서 첫 투표에 나선 유권자들의 표까지 사실상 흡수해, 단순한 고정 지지층 결집 이상의 흐름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표 1위를 한 독일대안당이 최종 집권할지는 불투명하다. 주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의석 과반을 확보해야 하는데, 정당별 합종연횡이 필요하다. 이미 39석을 확보한 독일대안당은 3석만 더 확보하면 과반을 이룰 수 있다. 5석을 확보한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과 손잡으면 44석으로 과반을 넘길 수 있다.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은 극우 정당과 협력하지 않는 ‘방화벽 원칙’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독일대안당·기독민주연합 후보를 모두 배제한 무당파 주총리 후보를 세우자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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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정당들도 독일대안당과의 연정이나 의회 협력을 거부하고 있고, 기독민주연합 소속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직접적 협력은 물론, 기권 등을 통한 간접적 협력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2등을 한 기독민주연합이 사회민주당(SPD), 녹색당, 좌파당,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 등과 함께 반독일대안당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이유다. 문제는 이 시나리오도 현실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기독민주연합 내부에서는 좌파당과의 협력을 ‘또 다른 극단주의와의 타협’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주헌법에 따라 새 주의회는 30일 뒤인 다음달 6일 전에 첫 회의를 열어야 하지만, 주 총리 선출에는 기한이 없다. 만약 선출이 무기한 미뤄지면 기존 총리(스벤 슐체)가 임시 자격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주총리 선거가 결정되면 총 세 차례 투표를 할 수 있는데, 1·2차 투표에서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의회 해산 투표를 한다. 의회 해산안도 통과되지 않으면 3차 투표를 통해 다수결 후보가 총리에 오른다. 작센할트주는 극우파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이런 복잡한 장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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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2차 대전 이후 독일에서 첫 극우 주정부가 출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대안당은 미등록 이주민 추방 강화, 독일 태생 시민에 대한 복지 확대,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유럽연합(EU) 탈퇴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어 왔다. 상당수는 주정부 권한 밖의 의제지만, 독일대안당이 주정부를 장악할 경우 경찰과 주 헌법수호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헌법수호청은 독일대안당을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감시해 온 국내 정보기관이다. 친러 성향으로 평가받는 정당이 안보 및 정보기관에 접근하게 될 수 있는 셈이다.
독일 정치의 방화벽이 유지될지, 아니면 금이 갈지 향후 수일에서 몇 주간 이어질 연정 협상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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