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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24, 2026

단 하루도 익숙해지지 않은 이태원 참사 4년…“복수 아닌 정의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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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4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호명식이 진행되고 있다. 박주연 기자 soup@hani.co.kr
24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4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호명식이 진행되고 있다. 박주연 기자 sou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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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본질로부터 창조된 아담의 자손들은 서로 연결된 전체의 일부분이다. 한 구성원이 다치고 아플 때 다른 사람들은 평화로이 지낼 수 없다.”

이란에서 온 이태원 참사 희생자 아파그 라스트마네시의 오빠 다부드 라스트마네시가 보랏빛으로 뒤덮인 광장에서 이란 시인 사디의 시를 읽었다. 참사 이후 4년, 여전히 함께 고통을 기억하고 안전 사회를 외쳐야 할 이유를 전한 것이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복수가 아닌 정의”라며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실행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를 닷새 앞둔 24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희생자 160명을 호명하며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참사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지난 4월 숨진 이태원 상인을 정부가 참사 희생자로 공식 인정하며 그 수가 1명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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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 흘렀지만 고통은 이어진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네 번의 계절이 네 번 바뀌는 동안, 우리 아이들의 빈자리는 단 하루도 익숙해지지 않았다”며 “차가운 침묵만이 남겨진 방을 마주할 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왜 막을 수 없었는지,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온전한 진실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저희는 눈물을 닦을 틈도 없이,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 오늘도 지난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추모위원장을 맡은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무대에 올라 “여전히 고통의 나날을 견디고 있는 유가족과 피해자, 해외에서 먼 걸음 해주신 외국인 유가족께 정부 대표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식적으로 추모행사에 참여하지만, 진상규명과 안전사회의 길은 여전히 멀다. 한 총리는 “진상규명과 책임 이행을 요구하는 유가족의 절박한 목소리에 충분한 답을 드리진 못했다”며 “진상이 명백하게 밝혀지도록 참사에 대한 수사와 특조위 조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게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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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4주기를 앞둔 2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골목 참사 현장을 찾은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서로를 안으며 위로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soup@hani.co.kr
이태원 참사 4주기를 앞둔 2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골목 참사 현장을 찾은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서로를 안으며 위로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soup@hani.co.kr

시민추모대회에 앞서 유가족들은 참사가 벌어진 이태원역 앞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헌화했다. 지난해에 이어 정부 초청을 받은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35명도 국화꽃을 내려놓고 떠나간 가족을 기렸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외국인 희생자 마디나의 언니는 “동생은 한국이 안전하고 자신을 보호해준다고 했는데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경찰은 왜 그렇게 느리게 대응했는지도 알고 싶다”고 했다. 노르웨이에서 온 외국인 희생자 스티네 에벤센(사망 당시 20)의 부모님은 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프린팅된 티셔츠를 가리키며 “사진 속 스티네가 있었던 홍대를 가보고 싶다”고 했다. ‘4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다고 느끼냐'는 질문에는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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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과 참사 재발방지를 위해 유족과 시민의 염원을 담아 만들어진 10·29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활동 1년여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다행히 지난 9월까지였던 활동 기한이 1년 연장됐다. 정부 기구가 공식적으로 진실을 밝힐 1년이 새로 주어진 셈이다. 희생자 최혜림씨 어머니 김영남씨는 “그래도 특조위만이 우리가 성취한 가장 큰 힘이다. 뭔가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희생자 이상은씨 어머니 강선이씨도 “특조위가 최선을 다해서 국가 책임이라는 것을 밝히고, 2차 가해 문제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며 “참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일어났지만, 진상규명 책임은 이재명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시민추모대회를 시작으로 참사 당일인 29일까지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 상황을 전하는 일정이 이어진다. 외국인 희생자 가족들은 오는 26일 희생자들이 한국생활을 하면 좋아했던 장소를 방문하고 국내 유가족과 만난다.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27일 유족과 시민을 대상으로 중간보고회를 연다. 참사 당일인 10월29일 오전 10시29분에는 정부와 유가족, 시민사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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