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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2, 2026

누군 몇천억 쓰고도 망했는데…5억 들여 118개국에 팔아치운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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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공식 바꾼 초저예산 ‘실낙원’
투자 대비 수익 극대화전략 통해
‘짐승들’ ‘에덴의 동쪽’ 등 작품도
넷플릭스 1위 오르며 정상 등극

연상호 영화 ‘실낙원’의 한 장면. CJ ENM

연상호 영화 ‘실낙원’의 한 장면. CJ ENM

소영의 어린 아들 선우가 실종된 건 9년 전이었다. 버스가 통째로 사라졌고, 아들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아들의 빈자리를 견디지 못한 소영은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한 아들 선우와 대화하며 살아간다. 비록 AI일지언정, 선우는 엄마 소영이 기억하는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므로 ‘AI 선우’는 완벽한 위안이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죽은 줄 알았던 선우가 어른이 돼 돌아온 것.

기쁨도 잠시, 갈등이 벌어진다. AI가 구현했던 아들 선우와, 실제로 살아 돌아온 선우가 차이가 나는 것이다. 둘은 동일한 존재일까. 연상호 감독의 신작 ‘실낙원’의 줄거리다. 오성은 소설 ‘블랙 인페르노’를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AI로 인한 정체성 갈등을 다루는데, 흥미롭게도 제작비가 ‘5억원’에 불과하다. 초저예산 영화임에도 개봉 첫 주 국내 관객 12만명을 넘겼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화계 흥행 공식이 바뀌고 있다. 초저예산 영화로 승부수를 걸거나 해외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외연을 넓혀 기존의 제작·배급 관행을 깨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1일 영화계에 따르면 CJ ENM이 배급한 ‘실낙원’이 118개국에 선판매됐다. 순제작비가 5억원에 불과했는데, 이미 해외 판매 수익만으로 제작비를 충당했다. 제작비를 수백억 원 투입하고 몸값이 높은 스타 배우들을 앞세웠던 흥행 공식에서 벗어난 사례다. 흥행 규모보다 투자 대비 수익성을 극대화한 전략이 새로운 흥행 문법을 쓰고 있다.

베트남에선 CJ ENM의 베트남법인 CJ HK 엔터테인먼트가 참여한 공포영화 ‘피퐁: 블러드 데몬’이 지난 4월 개봉 후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피퐁’은 북미,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20개국에 배급이 추진되고 있다.

이 영화는 베트남 북부 산악지대에 전해지는 악령 전설을 소재로 삼은 공포영화로, 베트남 현지 호러영화 1위를 차지했다.

또 CJ HK 엔터테인먼트의 영화 ‘마쏘: 포비든 리추얼’도 주목할 만한데, 이 영화는 해외 판권이 판매되는 수준을 넘어 한국, 미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리메이크가 논의되고 있다.

CJ HK 엔터테인먼트의 베트남 영화 ‘마쏘: 포비든 리추얼’의 한 장면.

CJ HK 엔터테인먼트의 베트남 영화 ‘마쏘: 포비든 리추얼’의 한 장면.

김현우 CJ HK 엔터테인먼트 법인장은 “최근 흥행작 상당수에는 한국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베트남 시장에 맞게 커스텀한 현지 스튜디오형 제작 시스템이 적용됐다”며 “작품의 기획부터 투자, 제작, 배급, 마케팅까지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준 CJ ENM은 베트남에 영화 241편을 배급했는데, 이 가운데 투자와 제작까지 전담한 오리지널 작품은 27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 규모를 줄이는 방식만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CJ ENM은 미국에서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을 활용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영화 ‘짐승들’과 시리즈물 ‘에덴의 동쪽’이 흥행하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벤 애플렉이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은 ‘짐승들’은 지난 10월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영어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7부작 드라마 ‘에덴의 동쪽’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영어 TV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세계 80개국에서 넷플릭스 톱10에 진입한 상태다. ‘짐승들’과 ‘에덴의 동쪽’은 모두 CJ ENM 산하 미국 스튜디오 피프스시즌(FIFTH SEASON)이 제작한 작품이다.

대작 행진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봉준호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앨리’는 내년 7월 글로벌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앨리’는 봉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한국, 프랑스, 영국 등 12개국의 정상급 제작진이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CJ ENM 관계자는 “할리우드 협업부터 베트남 현지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발굴, 한국의 저예산 영화 실험까지 시장별 다양한 도전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창작자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IP 파워하우스로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 발굴해 글로벌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CJ ENM

035760 KOSDAQ

42,550 ▲ 0.12%

CJ ENM이 배급한 영화 실낙원은 순제작비 5억원으로 118개국 선판매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베트남 현지 스튜디오와 미국 피프스시즌 등 글로벌 제작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초저예산 영화와 글로벌 협업 모델의 안착이 해외 판권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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