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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2, 2026

인수가 결렬돼도 공개한 정보는 남는다 [바른 컴플라이언스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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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에서는 방열부품 기업 씨지아이와 한화 측의 기술분쟁이 다시 거론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인수 실사를 진행했으나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씨지아이는 실사 과정에서 제공한 공정기술과 양산 노하우가 한화 측의 방열사업에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 측은 인수대금 등에 관한 의견 차이로 협상이 결렬됐을 뿐 기술을 탈취한 사실이 없으며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입장이다. 기술침해 여부는 관련 절차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다만 이 분쟁은 인수 협상이 끝난 뒤에도 실사에서 제공한 정보의 사용을 둘러싼 문제가 남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NDA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M&A 실사는 대상기업의 가치와 위험을 확인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매수인은 기술의 경쟁력과 사업성을 검증해야 인수 여부와 가격을 결정할 수 있고, 매도인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동종업계 기업이나 해당 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기술과 사업을 이해할 역량이 있어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된다. 그러나 거래가 무산되면 이들은 다시 경쟁자가 되거나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할 수 있다. 매도인이 자료를 공개하면서도 그 이후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통상 이러한 위험에 대비해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다. 하지만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자료를 공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정보를 외부에 누설하지 않는 의무와 거래 검토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의무는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실사에서 받은 고객별 납품단가나 공정조건을 외부에 유출하지는 않았더라도, 자사의 영업이나 제품 개발에 활용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계약에는 비밀유지와 함께 정보의 사용 목적, 열람 가능한 사람, 계열회사와 자문사에 대한 전달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사후에 정보의 사용 여부를 밝히는 일도 쉽지 않다. 실사를 진행한 기업이 이후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제공받은 자료를 이용한 것인지 공개된 기술과 자체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한 것인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완성된 제품이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개발 경로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개발기록과 생산공정 자료는 상대 기업 내부에 있어 정보 제공자가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분쟁이 생긴 뒤의 대응뿐 아니라, 처음부터 무엇을 누구에게 제공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증은 하되 공개는 단계적으로

그렇다고 민감한 자료를 전적으로 감추면 거래가 진행되기 어렵다. 기술기업의 가치가 양산 능력과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에 달려 있다면 매수인이 이를 확인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요구다. 다만 양산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검증하는 것과 그 능력을 재현할 수 있는 공정조건 전체를 공개하는 것은 구별해 볼 필요가 있다. 생산실적과 품질검사 결과, 시제품 시험 등으로 우선 확인할 수 있는 사항과 상세 기술자료를 검토해야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을 나누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의 형태와 공개 단계를 조정할 수 있다. 초기에는 집계자료와 기술 개요를 제공하고, 거래가 구체화되면 추가 검증에 필요한 범위에서 상세자료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고객 집중도를 확인하는 단계라면 고객을 코드로 표시한 매출 비중과 거래기간을 먼저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거래처가 몇 곳 되지 않는 시장에서는 제품명이나 매출 규모만으로도 상대방을 추정할 수 있으므로 이름을 가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다는 사실도 모든 정보를 제한 없이 공개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챗GPT]

[챗GPT]

특히 민감한 정보에는 이른바 ‘클린팀(Clean Team)’을 활용할 수 있다. 외부 전문가 등 제한된 인원이 원자료를 검토하고, 매수인에게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결과를 정제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매수인의 생산·개발 담당자에게 상세 공정조건을 직접 제공하는 대신, 제한된 검토자가 기술자료를 확인하고 생산능력에 관한 설명이 자료와 부합하는지, 추가 투자나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지를 보고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클린팀 활용을 지원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열람하는 사람과 정보의 흐름이다. 원자료의 열람을 제한하더라도 보고서에 핵심 공정조건이 그대로 담겨 연구개발팀에 전달된다면 보호 효과가 떨어진다. 검토 인원을 정하는 것과 함께 자료의 다운로드·재전달 범위, 질의응답 방식, 보고서에 포함할 수 있는 내용도 관리해야 한다. 클린팀을 구성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법적 위험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매수인에게도 이러한 관리는 필요하다. 인수를 검토하면서 이미 같은 분야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거나, 협상 결렬 후 독자적으로 사업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실사자료에 접근한 사람과 내부 개발조직 사이의 정보 전달을 통제하고, 기존에 보유한 기술과 이후의 개발 경과를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적법하게 실사를 진행하고 실사자료를 이용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개발했더라도 그 과정을 설명할 자료가 없다면 분쟁에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정보 공개부터 협상 종료 후까지

이러한 조치는 영업비밀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경쟁사 사이에서 현재 또는 장래의 가격, 원가, 거래조건 등 경쟁상 민감한 정보가 공유되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실사를 위한 자료 제공 자체가 곧 위법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인수를 검토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정보교환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인수 후 시너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거래종결 전부터 양사의 가격이나 고객 대응을 조율하는 단계로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회사가 보유한 자료 중에는 타인의 권리가 걸린 정보도 있다. 고객이나 거래처로부터 비밀유지 의무를 부담하며 받은 자료는 회사가 보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수 후보에게 자유롭게 공개할 수 없다. 임직원의 인사자료나 고객 개인정보 역시 검토 목적에 필요한 범위를 정하고 제공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상세한 개인정보가 필요하지 않은 단계라면 집계자료나 개인 식별정보를 가린 자료로 검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거래가 무산되면 정보 제공도 공식적으로 종료해야 한다. 온라인 자료실을 닫더라도 이미 내려받은 파일, 이메일 첨부자료, 이를 바탕으로 만든 분석보고서는 남아 있을 수 있다. 반환·폐기 대상과 확인 절차를 정하고 계열회사나 자문사에 전달된 자료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법적 보존 의무나 백업 등의 이유로 일부 사본이 남는 경우에는 그 범위와 접근·사용 제한을 정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사후 조치로 사람이 이미 알게 된 정보까지 되돌릴 수는 없으므로 최초 공개 단계의 판단이 중요하다.

이 문제는 회사 매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투자 유치와 기술제휴, 합작투자를 추진하는 기업도 잠재적인 협력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결국 실사 단계의 컴플라이언스는 비밀유지계약 한 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필요한 검증은 가능하게 하면서 정보의 공개와 사용 범위를 통제하는 설계가 거래 초기부터 이뤄져야 한다.

[바른 컴플라이언스 리포트]에서는 법무법인 바른 기업법무2그룹 변호사들이 기업경영에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주제별로 선별해 연재합니다. 강보람 변호사는 M&A 및 투자 등 기업거래와 GRC(Governance, Risk, Compliance) 자문에 강점을 가진 전문가로, 최근 ESG, AI, 블록체인 등 신사업 분야로 확장하는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자문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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